[서울=뉴시스]이현주 신항섭 류인선 박현준 동효정 윤정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주 해외 순방길에 오르는 가운데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에 참여하는 기업인들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실은 21일 이 대통령의 방미 세부 일정을 공지했다. 일본 일정을 마친 뒤 24일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해 25일 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과 경제계·학계 인사 등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번 방미에는 4대 그룹을 포함한 주요 기업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관세 협상 타결 때 조성하기로 한 3500억 달러 규모 투자 펀드와 별도로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 규모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이재현 CJ 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제사절단 주관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하고 있으며 류진 회장도 함께 한다.
◆삼성·LG·SK·현대차 총수 동행…’선물 보따리’ 풀까
2주 이상의 장기 미국 출장을 마치고 지난 15일 귀국한 이재용 회장은 또 다시 미국으로 출국해 한미정상회담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 출장 즈음해 테슬라, 애플과 대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 소식을 알렸다.
내년부터 첨단 공정 양산에 돌입하는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선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생산하며, 오스틴 공장에선 아이폰을 포함해 애플 제품의 전력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공급한다.
SK그룹은 미국에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친환경에너지 등 다양한 미래 성장 동력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SK온은 포드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를 세우고 총 114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과 테네시주 스탠튼 두 지역에서 배터리 공장 3개를 건설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도 38억7000만 달러를 들여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West Lafayette)에 AI(인공지능)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 예정이다.
LG그룹은 지금까지 252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에 67억 달러, 애리조나 55억 달러, 테네시 20억 달러, 오하이오 58억 달러(혼다·GM 합작), 조지아 42억 달러(현대 합작) 등을 투자했다.
LG화학은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에서 연간 6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테네시주에 건설 중이며, LG전자도 테네시주 클락스빌 공장 인근에 5만㎡의 대규모 창고를 조성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향후 4년간 21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한 데 이어 루이지애나주에 270만톤의 규모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앞두고 있다.
◆한화·HD현대 출격…’마스가’ 구체화 주목
이 대통령이 시찰할 한화 필리조선소에는 김동관 부회장이 동행할 전망이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필리조선소 인수를 완료,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구체화하는 사업에 나설 수 있다.
HD현대 역시 ‘마스가’ 프로젝트에 힘을 싣는다. HD현대는 현재 에디슨 슈에스트 오 프쇼어,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 등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통한 협업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
대한항공과는 보잉과 항공기 구매 등 협력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보잉과 48조원 규모의 항공기·엔진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는 향후 항공기 10대를 추가 구매하는 옵션이 있는데, 추가 구매 계약이 발표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협력하며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 중인 만큼 관련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의 경우 GS칼텍스와 GS EPS가 미국산 에너지(원유, LNG)를 구매해왔으며, 향후 미국산 LNG 추가 구입이 가능하다.
고려아연은 전략 광물 수출 확대 등 한미 공급망 협력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최윤범 회장은 최근 백악관에서 데이비드 코플리 선임국장, 제러드 바론 더 메탈스 컴퍼니(TMC) 최고경영자(CEO) 등과 만나 미국 내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와 광물 독립 전략을 협의한 바 있다.
◆CJ·네이버도 함께…’K소프트파워’ 확대한다
CJ는 미국을 글로벌 사업 전초기지 겸 핵심 거점으로 삼고 식품, 바이오, 문화 등 CJ가 주력하는 ‘소프트파워’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CJ그룹이 미국 내 29개 주에서 고용한 임직원은 총 1만2000여명에 달한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인수한 슈완스 중동부 지역의 생산시설 15개를 포함해 총 20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CJ대한통운을 중심으로 한 물류 부문은 시카고 본사 오피스와 66개 창고를 통해 현지 공급망 및 유통을 책임지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미국에 북미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1위 ‘포시마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를 설립해 현지 스타트업 발굴·투자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7월 웹툰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네이버웹툰 모회사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웹툰 엔터는 최근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글로벌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해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20세기 스튜디오의 대표 작품들을 웹툰으로 제작하기로 밝혀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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