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뉴시스는 한 주 동안 문화예술계 이슈의 중심에 선 인물들을 선정해 소개한다.
이번 주에는 3년의 임기를 마치고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KNSO)를 떠나는 다비트 라일란트(46),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서는 배우 황정민(55), 한일 수교 60주년 오페라 무대에 오르는 소프라노 전월선(67)이 선정됐다.
◆라일란트, 고별무대 올라 “韓 솔리스트, 높은 수준” 극찬
제7대 KNSO 예술감독으로 2022년 선임된 라일란트가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고별무대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에 오르며 마지막으로 악단을 이끌었다.
지난 3일 무대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솔리스트들이 전 세계 콩쿠르를 휩쓸고 있고, 굉장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단원들을 향한 극찬을 보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느꼈던 장점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것을 최대한 발휘한다는 것”이라며 치켜세웠다.
벨기에 출신인 라일란트는 프랑스와 독일 작품의 풍부한 감수성부터 현대 음악까지 드넓은 레퍼토리를 해석한다는 평을 받는다. 이를 인정받아 그는 2023년 프랑스 문예공로훈장인 ‘슈발리에’를 수훈하며 재차 클래식계에 영향력을 뽐냈다.
라일란트는 같은 날 “(클래식의) 미래는 한국에 있고, 과거는 유럽에 있다”며 한국 클래식을 높이 평가했다. 유럽은 흘러간 역사이고 한국의 젊은 음악가가 클래식계에 새로운 지평을 넓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라일란트는 6일 출국해 유럽에 돌아간다. 2018년부터 맡고 있는 프랑스 메스 국립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과 스위스 로잔 신포니에타의 수석 객원지휘자 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황정민 “숨통 트기 위해 무대 올라”
황정민이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다. 그는 2015년 뮤지컬 ‘오케피’가 마지막 무대로, 대중들과는 영화 및 드라마로 소통을 이어왔다.
그는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 ‘미세스 다웃파이어’ 제작발표회에서 “지난 시즌 정성화 배우 공연을 보고 나도 저 역할(주인공 다니엘)을 해보고 싶다. 사랑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가족들이 서로 나눌 수 있는 주제여서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생각하다 이제 하게 됐다”며 소감을 전했다.
‘미세스 다옷파이어’는 배우 고(故)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을 맡은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이다. 2019년 브로드웨이 초연에 이어 미국 투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 오르며 세계적인 히트작에 올랐다. 극 중 황정민이 연기하는 다니엘 역은 아내와 이혼 후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유모 ‘다웃파이어’로 이중생활을 시작하는 아빠다.
이날 황정민은 “숨통을 트이기 위해 무대에 오른다”고 무대에 복귀하는 소감을 말했다.
작품에 대해서는 “마냥 웃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코미디를 잘 하는게 중요하다. 주로 19금 영화를 하다 보니 (코미디에 대한) 감을 잃었다”면서도 “정성화, 정상훈 배우가 잘하니까 따라가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연습하다 보니 자신이 욕만 잘하는 배우가 아닌 웃길 수도 있는 배우라는 점을 느꼈단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오는 27일부터 12월 7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이방자 여사 되는 전월선 “음악으로 한국과 일본 위해 헌신하고파”
‘재일교포 2세’ 소프라노 전월선이 조선왕조 마지막 황태자비 이방자 여사(1901~1989)를 연기한다.
전월선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이방자 여사의 삶을 다룬 오페라 ‘더 라스트 퀸’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전월선이 직접 기획부터 제작까지 참여했다.
이방자 여사는 고종의 막내아들이자 조선왕조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본명 이은)과 결혼한 인물로, 전월선은 그의 15세부터 87세까지의 삶을 극에서 연기한다.
전월선은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다. 그는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더 라스트 퀸’ 기자간담회에서 재일교포로서 한일 가교 역할에 대한 사명감을 드러냈다.
전월선은 “재일교포는 한국과 일본을 가깝게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며 “한국과 일본에 대해 생각하면서 음악을 통해서 헌신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 떠오른 것이 영친왕과 리마사코(이 여사의 일본명)의 정략결혼”이라고 했다.
그는 “단 한 번도 부모의 조국인 ‘대한민국’을 잊은 적이 없다”며 “무대에서 여러 나라 노래를 했지만 앵콜 때는 반드시 한국 가곡을 부르고, 일본에 한국 가곡을 소개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한국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더 라스트 퀸’은 10년 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일본에서 초연됐다. 이후 2016년부터 지난 3월까지 꾸준히 무대에 올라 창작 오페라치고 이례적으로 10회 공연을 진행했다.
국내 초연 무대 오는 11월 19일과 20일 이틀간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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