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광복 80주년을 맞아 항일애국지사 황현(1855~1910) 선생의 초상화와 사진이 실물로 일반에게 공개된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9월 15일 오후 2시 덕수궁 돈덕전에서 항일애국지사 황현 선생의 초상화와 사진 실물을 공개하는 특별 강연 ‘초상화와 사진의 만남: 보물 ‘황현 초상 및 사진’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황현 선생은 조선 시대 대표 정승 황희(1363~1452)의 후손이다. 1888년 장원으로 관직에 들어갔으나, 혼란한 정치상황으로 귀향한 뒤 연구와 저술에 매진했다. 1910년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하자 자결했고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에 추서됐다. 그의 저서로는 국가등록문화유산 ‘매천야록(梅泉野錄)’,’오하기문(梧下記聞)’ 등이 있다.
‘황현 초상 및 사진’은 조선 말기에서 근대기까지 활동한 대표 초상화가 채용신(1850~1941)의 작품이다. 채용신은 황현 선생 자결 후 1911년 5월에 황현 선생의 사진을 토대로 초상화를 그렸다. 사진은 김규진(1868~1933)이 세운 천연당사진관에서 1909년 촬영한 것이다.
그림에는 황현 선생이 심의(深衣)를 입고 포대(布帶)를 맨 뒤 정자관(程子冠)을 쓴 모습이 담겼다. 도상(圖像)은 황현 선생이 안경을 쓰고 오른손에 부채를, 왼손에 책을 든 채 바닥에 화문석 돗자리를 깔고 앉은 부좌상(趺坐像)이다.
자세는 거의 구분면(九分面) 정도에 가까울 정도로 약간 왼쪽으로 앉은 정면상(正面像)에 가까운 모습이다. 이는 애초 황현이 찍은 사진에서 취한 자세에 온 것이다.
부채와 책을 들고 있는 것도 기본적으로 사진 모습을 따르며 약간 변형됐다.
사진에는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뒤 의자에 앉아 책을 펼쳐든 모습인데, 초상화는 심의를 정자관을 쓴 뒤 화문석 돗자리를 깔고 앉은 모습으로 약간 바뀌었다.
이 초상화와 사진은 당대 최고 화가 채용신이 애국지사 황현 선생을 그린 기념비적 작품이자, 사진을 보고 초상화를 그리는 근대기 새로운 초상화 제작 방식을 보여주는 자료로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높아 2006년 보물로 지정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황현 초상 및 사진’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어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매우 드문 만큼 이번 행사는 실물을 직접 보고 권행가 근현대미술연구소장과 소중한 문화유산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광복 80주년 의미를 되새기는 특별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 유물의 가장 최근 공개는 2014년 7월부터 약 2달간 열린 전북도립미술관의 초상화 기획전 ‘기억을 넘어서’ 출품이었다.
행사 참가를 원하는 국민은 27일 오전 10시부터 내달 4일 오전 10시까지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웹사이트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작성 후 전자우편로 제출하면 된다.
일반인과 연구자 각 2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선정자에게는 내달 8일에 문자로 개별 안내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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