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DL케미칼은 1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DL㈜도 이사회를 열어 DL케미칼에 대한 1778억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를 의결했다. 이 자금은 여천NCC 지원에 투입될 예정이다.
DL케미칼은 한화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테스크포스팀(TFT)을 통해 여천NCC에 대한 경영상황을 꼼꼼히 분석한 뒤에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과 자생력 확보 방안을 도출해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DL케미칼을 여천NCC의 경영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이른바 ‘묻지마식 증자 요청’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영상황 판단 없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배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현금흐름 악화 원인, 자구책 마련 상황 등을 점검한 후 합리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천NCC의 원료 공급 계약 현실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한화가 자신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에틸렌 가격을 깎고 있다는 것이다.
DL은 여천NCC의 자생력 강화와 상생의 차원에서 여천NCC 손익이 개선되는 조건(하방 캡 설정, 20년 장기계약 등)을 제안했지만, 한화는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DL은 “여천NCC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단가로 에틸렌을 거래하며, 여천NCC의 자생력을 키우고자 했다”며 “반면 한화는 여천NCC가 손해볼 수 밖에 없는 가격만을 고수하는 등 자사에게 유리한 조건만 고집했다”고 주장했다.
한화는 이에 대해 “원료 공급 계약은 법 위반이 되지 않도록 시장 원칙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건으로 체결돼야 한다”며 “원료 공급 계약과 단기 자금 지원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DL은 아울러 최근의 여천NCC 부도 위기설에 대해 “파트너사를 압박하는 언론 플레이가 과연 여천NCC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한화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DL케미칼에 대한 증자가 결정하였다는 공시가 있었지만 자금 용도가 운영자금으로 기재되어 있어 실제로 DL이 여천NCC에 자금을 지원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여천NCC에 자금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선 여천NCC 이사회 주주사(한화·DL)의 차입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한화는 DL이 이 같은 조치에 관해 협의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어 “DL은 여천NCC를 지원하겠다는 명확한 의사 표명 없이 애매한 유상증자를 공개하며 합작사를 일방적으로 매도했다”고 유감을 표했다.
아울러 DL이 주장하는 저가 계약에 대해 “한화는 시장 원칙에 따라 시가에 의한 거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DL측과 공급 조건의 세부 조건에 대해1년 가까이 협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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