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임금 협상 난항으로 올해 첫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임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합병과 마스가(MASGA) 성과금을 요구해 타결까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 이 파업이 장기화 할 경우, 수익성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올 상반기 11%대 높은 영업이익률에는 업무 효율성이 나름 역할을 했다. 그러나 파업 장기화시 자칫 올해 목표 달성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오전 8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시작했다. 12일에는 HD현대미포조선, HD현대삼호중공업이 울산조선소 앞에서 공동 집회도 열 계획이다.
노조는 올해 11차례 부분 파업을 진행했으나 전면 파업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노조는 사측이 전향적인 협상안을 제시할 때까지, 전면 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노사는 올해 23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지난 7월18일 기본급 13만3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520만원, 특별금(약정임금 100%) 지급, 기준에 따른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됐다.
이후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에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화두에 올랐고,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의 합병까지 결정되면서 추가 보상 요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기간 협상에 이르지 못했고, 추가 요구안까지 불거지며 협상은 더욱 힘들 조짐이다. 전면 파업이 길어지면 생산 차질로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할 수 있다.
여기에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기업이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되면서 노조의 투쟁 강도는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의 실적 성장 배경에는 근로자 효율 증대에 따른 높은 영업이익률이 자리 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은 11.3%였고, 2분기에는 11.4%에 달했다.
회사 측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당시 “생산성이 개선됐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능률 증대로 공정 개선 속도 빠르게 진행됐다”고 밝혔고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는 “조업일수 증가와 선가 상승 분 매출 반영으로 양호한 수익셩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파업에 따른 생산 지연이 이뤄지면, 올해 목표 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 7월말 기준 HD현대중공업은 연간 목표 매출의 59.7%를 달성한 상황이다. 수주의 경우, 연간 목표치의 67.3%를 달성했다.
최근 들어 선박 수주가 감소한 가운데 납기 지연이 이뤄지면서 글로벌 선주들의 발주처가 바뀔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가 최대로 제안했던 것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상당히 난항을 보이고 있다”이라며 “내년 선거철을 앞두고 좀 더 거칠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의 합병도 반대보다는 차후 인력 조정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보상을 주장하고 있다”며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의 합병이 아니기 때문에 노사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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