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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련 “여성 배우가 햄릿 역할 내 안의 편견 깨는 과정”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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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여성 배우에게 햄릿이란 역할이 올 거라고 흔히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저를 햄릿으로 세우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햄릿이라는 역할은 저에게 있어서 제가 갖고 있던 편견을 발견하는 과정이예요. ‘햄릿은 이래야 한다’라는 편견을 저도 계속해서 깨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8일 열린 국립극단 ‘햄릿’ 기자 간담회에서 햄릿 역을 맡은 이봉련은 “여성 햄릿으로 바뀌었으니 더 흥미롭다기보다는 창작진이 햄릿은 성별이 남자여도, 여자여도 상관없을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작품을 선택했다”며 “그 누구여도 상관없이 햄릿을 할 수 있는 시대를 즐겨주십사 하는 바람을 객석에 요청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부새롬 연출은 젠더 프리가 아닌 젠더 밴딩을 택한 이유에 대해 “배우에게 연기에 대한 디렉션을 하려면 저만의 상이 그려져야 하는데, 왕자 햄릿을 연기하는 여성 배우가 그려지지 않았다”며 “공주로 바꿔도 이야기가 충분히 된다고 생각했고, 그게 더 흥미롭게 보였기에 작가에게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 국립극단의 ‘햄릿’은 17세기 원작이 쓰인 당시 사회 관습과 통념을 덜어내고 현대적인 얼굴로 재단장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햄릿이 여성이 되었다는 점이다. 17세기에는 ‘당연히’ 남성이었던 왕위 계승자 햄릿은 여성으로 바뀌었다. 성별이 변한 햄릿 공주는 여전히 ‘당연한’ 왕위계승자이자 검투에 능한 해군 장교 출신이다.

이른바 ‘젠더 밴딩(gender-bending) 캐스팅이다. 젠더 프리(gender-free)가 배역의 성별과 관계없이 배우를 낙점하는 것과는 달리, 작품은 왕자였던 원작을 공주로 바꿨다.

햄릿이 공주가 되면서 상대역인 ‘오필리어’는 남성으로 바뀌었다. ‘길덴스턴’, ‘호레이쇼’, ‘마셀러스’ 등 측근 인물들에도 적절히 여성을 배치했다. 성별이 바뀌긴 했지만 배우들은 성별을 떠나 한 인간으로서 인물의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연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정진새 작가는 “처음에는 공주의 전형적인 인상 때문에 ‘공주’라는 말에 거부감이 있었지만 연출을 믿고 쓰게 됐다”며 “이제는 봉련공주, 햄릿공주라는 단어가 붙으면서 기존 의미가 확장되고 강해지는 것을 보고 우기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번 ‘햄릿’은 이봉련과 함께 배우 김수현이 형이 죽은 후 왕국의 왕이 된 햄릿의 숙부 클로디어스로 무대에 선다. 오필리어 역에 류원준, 레어티즈 역에 안창현 등이 출연한다.

햄릿은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이후 8월9~10일 세종예술의전당, 16~17일 대구 수성아트피아로 이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0708_000280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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