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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값 7200원대 돌파…AI·규제·폭염에 소비쿠폰까지 ‘가격 자극 4중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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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국내 계란 한판 가격이 7200원을 돌파하며 조류인플루엔자(AI) 대유행으로 ‘계란 대란’ 사태가 벌어졌던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 초 AI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 오는 9월 사육밀도 규제를 앞둔 교체 수요 등이 공급 불안을 키우며 가격을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역대급 폭염으로 인한 공급 위축 가능성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인한 수요 자극 가능성이 겹치며, 추가 가격 상승 우려를 키우고 있다.

12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11일) 기준 계란 한 판(특란 30구) 평균 소매가격은 7218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까지는 평균 6500원 선을 오가던 계란 값은 5월 중순 7000원대를 넘어서더니, 이후 3개월 동안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계란 한 판이 7200원을 넘은 것은 2021년 7월 이후 4년 만이다. 2021년 당시 계란 값이 폭등했던 직접적 원인은 AI의 대규모 확산이었다.

전국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번지자 정부는 방역을 위해 약 1700만 마리의 산란계에 대한 살처분을 단행했다. 알을 낳는 어미닭이 대량으로 줄어들면서 계란 공급은 단숨에 위축됐고 가격은 폭등했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 입식(새로 병아리를 들여와 키우는 것)할 경우 추가 살처분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었기에, 농가들이 이를 미루며 공급 공백도 장기화됐다.

이에 따라 당시 계란 한 판 소비자 평균가격은 7000원대를 넘어섰고, 그해 2월에는 7821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평소 5000원대였던 가격이 50% 가까이 급등하며 사실상 ‘계란 대란’이 벌어진 것이다.

올해도 AI가 계란 가격 급등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충남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AI 발생이 이어졌고, 이에 따라 동절기 동안 살처분된 닭은 490만마리에 달했다.

정부는 AI 발생에 따른 산란계 살처분 수가 전체 두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만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AI가 특정 지역에서 집중 발생하며 해당 권역의 공급이 줄어들고, 이로 인한 물량 불균형이 전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에서 “지난 3월 충청권에서 고병원성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지역 간 물량 불균형이 발생했고, 전국 평균 산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산란계 고령화와 저병원성 AI, 가금티푸스 등 질병 발생이 겹치면서 가격 오름세를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AI가 전세계적으로도 확산되면서 주요 수입국에서 산란계 살처분이 발생한 영향도 있었다. 이로 인해 수입 계란 물량이 줄어들어 공급이 위축된 것이다.

실제 지난 5월에는 브라질에서 AI가 발생해 브라질산 종란·식용란·병아리 수입이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오는 9월 시행되는 닭 1마리당 사육면적 확대 규제를 앞두고 농가들이 노계(산란 노후 닭)를 조기 도태하거나 병아리 입식을 늦춘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산란계협회 관계자는 “사육기준 면적이 넓으면 생산비가 많이 들고 축사 부지도 많이 필요하다”며 “현재 상황에서 농가는 키울 수 있는 닭 수를 줄이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전히 가격을 밀어올릴 요인들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먼저 여름철 폭염으로 공급 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온기가 지속될 경우 산란계의 산란율을 떨어뜨리고 심하면 폐사까지 유발해,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 압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폭염과 열대야로 평균 기온(22.9도)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6월 계란 등급판정 물량은 1억2493만3000개로, 5월(1억3305만9000개)보다 6.1%(812만6000개) 줄었다.

폭염 피해는 달걀뿐 아니라 축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돼지 1만9768마리, 가금 50만6238마리 등 총 52만6006마리의 가축 폐사 신고가 접수됐다.

돼지는 전체의 0.17%, 산란계는 0.02% 수준으로 가격을 직접 자극할 정도는 아니지만, 폐사 신고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계란값을 추가로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1인당 15만~45만원 규모의 소비쿠폰은 전통시장, 농수산물, 외식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한 지원이면서도 공급이 부족한 품목에는 가격을 밀어올리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농경연 관계자는 “소비쿠폰으로 농수산물 수요가 늘면 공급이 제한적인 계란 가격이 단기에 더 오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계란 가격 급등세를 완화하기 위해 가공용 계란 수입 확대와 할당관세 적용, 산란계 시설 현대화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또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긴급 급수, 차광막 지원 등 폭염 대응 TF를 운영하고, 대형마트 할인행사나 소비쿠폰 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 가격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계란값이 급등하지 않도록 생산·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수입 확대나 할인행사 지원 등 다양한 가격 안정 대책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712_0003249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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