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평화안을 둘러싸고 우크라이나는 물론 미국 의회와 유럽 각국에서 강한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해당 평화안에 대해 “미국이 작성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못 박았다고 BBC가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평화안이 러시아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라는 비판이 확산하자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BBC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우크라이나·유럽 안보 당국자 회의를 위해 이동하던 중 “이 평화안은 미국이 작성했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마이크 라운즈 공화당 상원의원이 “루비오 장관이 평화안 초안을 ‘러시아의 희망 목록’이라고 표현하며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것을 뒤집은 발언이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 역시 즉각 반박했다. 국무부 대변인 토미 피곳은 “라운즈의 설명은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루비오 장관과 행정부는 일관되게 이 계획이 미국이 작성한 것이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이 계획을 조속히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으며, 제네바 회의에는 우크라이나 및 유럽 안보 당국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유럽의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은 문건이 정식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핵심 조항들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평화안에는 러시아가 무력으로 장악하지 못한 동부 지역에서조차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하는 내용, 우크라이나군 병력 규모 제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 계획은 단순히 미국이 제시할 수 있는 종류의 제안이어서는 안 된다”며 유럽 전체의 안보 보장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도 “모든 국가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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