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면서, 유명 해외 호텔 체인들이 줄지어 국내 곳곳에 고급 호텔을 건설하고 있다.
이 가운데 토종 브랜드로서 ‘프리미엄 리조트’로 이름을 알린 브랜드가 있다.
바로 이만규 대표이사가 경영을 이끄는 ‘아난티'(ANANTI)다.
아난티는 1995년 이중명 전 회장이 설립한 중앙관광개발에서 시작됐다.
중앙관광개발은 2004년 피혁 제조·판매업을 전개하던 코스닥 상장사 에머슨퍼시픽(당시 엠씨타운)을 인수해 우회 상장했다.
1970년생인 이 대표는 창업주 이중명 아난티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대우 재무관리팀으로 입사해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대우그룹은 파산했고, 이 대표도 아버지가 운영하는 세종에머슨 영업팀으로 입사하며 관광 산업에서의 커리어를 새로 시작했다.
이 대표는 2004년 1월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그는 골프장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리조트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아난티 남해’였다.
아난티는 1980년대부터 방치된 남해 해안가 인근 버려진 땅을 약 30억원에 매입해 골프장과 리조트를 짓기 시작했다.
약 99만㎡ 부지에 흙 30만t을 투입해 땅을 메운 뒤, 그 위에 잔디를 깔고 골프장과 리조트를 열었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고급 리조트는 제주도에 자리를 잡은 탓에 내륙 지역에선 리조트를 찾기 쉽지 않았었다.
아난티 남해는 개장 후 기왕산을 등지고 앞은 한려해상 국립공원이 펼쳐진 경관으로 골프 애호가들에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아난티 남해의 성공을 바탕으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2008년 암초를 만났다.
2000년대 초반 금강산 관광이 가능했을 당시 금강산 풍경에 큰 감명을 받은 이 대표는 2004년 12월 ‘금강산 리조트’ 착공에 돌입했다.
2008년 5월 문을 연 금강산 리조트는 그 해 남북관계 악화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오픈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문을 닫아야만 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리조트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2016년 3월 경기 가평군에 ‘아난티 코드’, 2017년 4월 부산광역시 기장구에 ‘아난티 코브’를 순차적으로 열었다.
2023년에는 아난티 코브 바로 옆에 6500억원을 투입해 ‘빌라쥬 드 아난티’를 개장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난티는 지난해 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670억 원) 대비 99.7% 급감한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852억원으로 전년(8973억원) 대비 68.2%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는 2023년 개장한 ‘빌라쥬드아난티’의 분양 실적에 대한 기저 효과가 영향을 끼쳤다.
다만 지난해 순손실 3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고, 실적 반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이 대표의 과제 중 하나로 실적 개선이 꼽힌다.
아난티는 현재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과 제주도 구좌읍에 신규 리조트를 준비 중이다.
리조트 오픈 후 분양권 판매 등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빌라쥬 드 아난티’ 오픈 행사에서 “사실 플랫폼은 어려운 게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 장터”라면서 “사람들이 즐겁게 모일 이유가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게 우리가 할 일이고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는 철학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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