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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의 어머니’란 질문 앞에 선 진서연…’그의 어머니’로 답하다 [문화人터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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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가해자의 어머니’는 어떤 얼굴이어야 할까. 어디까지 책임져야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배우 진서연이 연극 ‘그의 어머니’로 쉽지 않은 질문 앞에 섰다. 그는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힘든 작업을 하고 있다”며 “고통의 끝을 봐야 하는 작품이다. 기술적으로 하는 연기가 아니라, 100%의 감정을 온전히 실어서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극단이 지난해 초연한 ‘그의 어머니’는 하룻밤 사이 세 여성을 강간한 미성년자 아들을 둔 어머니 브렌다의 심리적 붕괴와, 그를 향한 사회적 시선을 다룬 작품이다. 초연에서 배우 김선영이 맡았던 브렌다를 이번 재연에서 진서연이 연기한다.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던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에서 만난 진서연은 출연 계기에 대해 “여자 주인공의 서사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영화를 비롯한 많은 매체에서 남성 중심 서사가 대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은 엄청난 고통과 모성을 함께 지닌 주인공의 서사를 풀어가는 게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브렌다는 아들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애쓰면서도 죄책감과 분노, 슬픔이 뒤엉킨 감정을 드러낸다. 작품은 이를 통해 ‘과연 이 어머니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진서연은 “주제가 너무 묵직해서 북한산 바위가 얹어져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작품은 자식을 미워할 수 없는 게 저주라고 말해요. 그럼에도 끝까지 자식을 책임지고, 곁에 남는 부모의 책임을 이야기합니다.”

실제 9살 아들을 둔 진서연에게 브렌다는 더 복합적 인물로 다가왔다.

그는 “브렌다가 끝까지 자식을 책임지고 놓지 않으려는 게 이해된다”면서도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 감정적이라는 점은 나와 반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품은 미성숙했던 부모가 점차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엄마는 하나의 역할이지만, 동시에 한 명의 여자이자 고통받는 인간이잖아요. 나약함은 다 똑같아요. 다방면에서 폭격이 쏟아질 때, 그걸 다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죠. 그럼에도 엄마이기 때문에 버티고, 엄마라서 일어서는 브렌다를 보여주려고 해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가족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드물다. 그만큼 관객에게 거부감을 줄 가능성도 있다. 진서연은 이 지점을 누구보다 경계하고 있었다.

그는 “피해자인 척하는 코스프레도, 가해자의 떳떳함도 안 된다. 균형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아들을 위로하거나,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장면들이 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는 2025년 국립극단 신작 중 순수추천지수(NPS), 관람 만족도, 유료 객석 점유율에서 통합 최고치를 기록하며 ‘2026년 관객Pick’ 공연으로 선정됐다. 다시 돌아온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다.

진서연은 “관객 기대 덕분에 더 설렌다”며 “지난해 보다 작품이 더 촘촘해 졌다. 두 아들의 캐릭터도 더 입체적으로 바뀌었고, 브렌다는 건축가로서 프로페셔널한 모습도 더 보여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중심으로 활약해온 진서연이 앞서 출연했던 연극은 ‘클로저’뿐이다. 2008년에 출연했던 작품으로, 16년 만인 2024년 다시 무대에 올랐다. 그만큼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도 오랜만의 본격적인 무대 도전이다.

그는 “연기 중 무대에서 하는 연기를 가장 좋아한다”며 “끊어서 찍는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사를 한 번에 쭉 몰고 갈수 있어 배우로서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 그 자체다. 감정은 물론 체력까지도 끝까지 밀어붙여야 하는 브렌다를 연기하는 일은, 그의 표현대로라면 “차라리 액션 연기를 하루 종일 하는게 낫다”고 할 만큼 고되다.

그럼에도 그는 이 작품에 누구보다 진심이다. 들 때도 녹음한 대사를 이어폰으로 들을 정도다. 진서연은 “최고의 작품으로 남게 하고 싶다. 그래서 더 최선을 다해 연습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이번 작품이 연기를 계속할 수 있을지 결정할 기회가 될 것 같아요. 그만큼 힘들고, 또 의미가 있죠. 이걸 해낸다면 엄청난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을 것 같아요. 해낼 거라고 믿어요. 나비가 날기 전에는 허물을 벗어야 하잖아요. 그 고통의 과정을 지나면 더 새로운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진서연이 연기하는 ‘그의 어머니’는 16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410_0003585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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