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한국에 있던 청나라 석사자상(石獅子像) 한 쌍이 중국으로 돌아간다.
국립중앙박물관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청대 석사자상 기증 협약식’에서 중국 국가문물국장 라오 취안(饒權)과 석사자상 기증에 관한 협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식은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련됐으며,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서명을 지켜봤다.
기증되는 석사자상은 간송미술관이 1933년 일본 경매를 통해 구입해 보관해 오던 유물이다.
고(故)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은 당시 해당 석사자상 한 쌍과 함께 고려·조선시대 석탑, 석등, 부도 등을 일괄 구매했다.
이후 1938년 간송미술관 유물 전시장인 보화각(葆華閣)이 건립되면서 석사자상은 건물 입구에 배치돼 약 87년간 자리를 지켜왔다.
간송 선생은 생전 이 석사자상에 대해 “중국 유물이니 언젠가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간송미술관은 이러한 뜻에 따라 2016년 수장고 신축 당시 중국 기증을 추진했으나 여러 여건이 맞지 않아 중단한 바 있다.
간송미술관 측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올해 간송 선생 탄신 120주년을 맞아, 문화보국(文化保國)을 평생 실천하며 수많은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호해 온 간송의 유지(遺志)를 실천하기 위해 해당 유물을 중국에 기증하고자 관련 제반 업무를 위임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연초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중 우호관계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중국 측에 간송미술관의 기증 의사를 전했다”며 “중국 국가문물국 전문가 5명이 간송미술관을 방문해 석사자상을 감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전문가들은 석사자상에 대해 “청대 작품으로 역사적·예술적·과학적 가치를 모두 갖춘 우수한 작품”이라며 “석상 재질로 볼 때 베이징 또는 화북 지방의 대리석을 사용했고, 제작 기술과 장식 표현이 정교해 예술성이 뛰어나 황족 저택인 왕부(王府)의 문 앞을 지킨 택문(宅門) 석사자상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중국 석사자상은 액운을 막고 재물을 불러온다는 상징성을 지닌 조형물로, 전통적으로 주택 정문이나 분묘 앞에 배치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4년 3월 프랑스 국빈 방문 당시 ‘잠자는 사자’에 빗대 “중국이라는 사자는 이미 깨어났으며, 평화적이고 온화한 문명의 사자”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기증은 문화로 나라를 지킨다는 간송 선생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며 “선생 탄신 120주년에 기증이 성사돼 뜻깊게 생각하며, 앞으로 한중 간 문화협력과 우호 증진의 굳건한 상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 체결에 따라 석사자상은 조만간 중국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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