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한 공포함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2월24~28일) 정부와 금융 당국은 경기 진작과 금융 안정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일 예정이다.
22일 정부와 금융 당국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가 지난 10월과 11월 0.25%포인트(p) 씩 낮춰 금리 인하에 돌입했지만 올해 1월에는 고환율에 동결을 선택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지난해 12월 이후 내수와 고용 부진이 심화됐고 미국 신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경제 심리도 위축되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9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가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대로 3.0%에서 2.75%로 인하할 경우,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2년 6개월 만에 2%대에 진입하게 된다.
하지만 금리를 인하할 경우 환율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이에 따라 당국은 다음주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에서 “가계부채 비율이 국가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평가되는 80% 수준까지 안정화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 성장률(2025년 3.8% 예상) 범위 내에서 일관성 있게 관리해야 한다”며 “금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2월 중 확정·발표할 것”을 지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새로운 관세 조치를 예고하며 전 세계를 상대로 통상 전쟁을 시작했지만 한미 양국 재무장관 간 첫 만남은 무산됐다.
최 권한대행은 오는 26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무총리 권한대행까지 ‘1인 3역’을 수행하면서 사흘 이상 국제회의에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금통위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는다. 기재부에서는 김범석 1차관이 최 대행을 대신해 남아공을 방문할 예정이다.
스콧 베선트 신임 미국 재무장관이 회의에 불참하는 것도 이런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남아공이 올해 G20 회의 주제로 정한 ‘연대, 평등, 지속 가능성’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국무장관과 재무장관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참가국들이 미국의 일방적인 통상 정책에 어떤 메시지를 발신하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인구 동향, 가계 경제와 관련한 통계 지표도 발표된다.
통계청은 오는 26일 2024년 출생·사망통계를 발표한다. 지난해 11월까지 출생아수는 22만94명으로 전년 같은(21만3723명)보다 많았다. 12월에도 이런 흐름이 유지된다면 2024년 출생아 수는 9년 만에 플러스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7일에는 2024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소득은 525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가계지출은 397만5000원으로 2.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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