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동생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한화 지분 전량을 매도하면서 한화그룹과 완전히 결별했다.
과거 김승연 회장과 재산분할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김호연 회장이 갑작스레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 지분을 매각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호연 회장은 지난 13일 ㈜한화 보통주 12만4567주(0.16%)를 시간외매매로 전량 매도했다.
주당 매도 가격은 3만9200원으로 총액은 48억8302만원이다.
업계에서는 김호연 회장이 이번 지분 매각을 계기로 한화그룹과의 인연을 정리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호연 회장은 형인 김승연 회장과 과거 재산 분할 과정에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아버지인 고(故)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가 1981년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특히 김승연 회장이 당시 적자경영을 이유로 김호연 전 한양유통 사장을 대표이사직에서 강제 퇴임시키자 김호연 회장은 이에 반발해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김호연 회장(당시 한양유통 사장)은 1992년 4월 김승연 회장이 자신에게 한양유통 등의 계열사를 넘겨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반발해 1992년 4월 김승연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반환청구 소송을 냈다.
당시 김호연 회장은 김승연 회장이 본인과 의논하지 않고 임의로 상속재산을 처분했다며 유산의 40%를 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승연 회장은 1981년 당사자 사이 합의 등 민법상의 합법 절차를 밟아 상속재산이 분배됐고 10년 시효가 끝나 상속은 문제가 없다며 맞섰다.
그러던 중 두 형제은 1995년 어머니인 고 강태영 여사 칠순잔치에서 만나 화해했고, 그 해 11월 김호연 회장이 소를 취하하면서 3년6개월여를 끌어온 법적 갈등도 일단락됐다.
이후 김승연 회장과 김호연 회장은 자녀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큰 행사에서만 마주쳤을 뿐 별도의 교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김호연 회장은 2022년 11월 열린 고 김종희 한화 창업주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해외 출장을 사유로 참석하지 않아 설왕설래가 이어진 바 있다.
당시 기념식엔 김승연 회장을 비롯해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 등이 모두 참석했다.
이번 지분 매각도 오랜 시간 갈등을 빚었던 한화그룹과의 인연을 정리하고 빙그레의 식품·유통업에 집중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업계 해석이다.
이미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3세인 김동환 경영기획·마케팅본부장이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승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김호연 회장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개인적인 사안이라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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