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사방이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동굴 안. 알라딘이 작은 램프를 문지르자 파란 불빛이 무대를 휘감고, ‘램프의 요정’ 지니가 등장한다. 화려하고 유쾌한 마법의 세계가 활짝 열리는 순간이다.
지난해 11월 개막한 뮤지컬 ‘알라딘’은 친숙한 이야기다. 아그라바 왕국을 배경으로 거리의 청년 알라딘이 우연히 마법의 램프를 얻으며 펼쳐지는 모험을 다룬다. 요정 지니와의 우정, 자스민 공주와의 로맨스를 담고 있다.
1992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로 첫선을 보였고, 뮤지컬로는 2014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이후 전 세계에서 2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꾸준한 인기몰이를 했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라 뻔하게 느껴질 법 하지만 뮤지컬 ‘알라딘’은 화려한 무대와 풍성한 넘버, 배우들의 발랄·유쾌한 연기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붙든다.
알라딘이 자파의 꾐에 빠져 들어가게 된 모래 동굴이 황금빛 동굴로 전환되는 장면에선 탄성이 터져 나온다. 휘황찬란한 무대에 보는 이들 역시 새로운 세계로 들어간 듯한 몰입감을 준다.
본격적인 지니의 원맨쇼는 이때부터다.
지니가 자신의 능력을 소개하며 부르는 넘버 ‘나 같은 친구(Friend Like Me)’는 8분 가량의 쇼로 펼쳐진다. 무대가 숨 가쁘게 이어지는 와중에도 “지니는 진짜 진짜 찐이야”라는 가사는 귀에 속속 꽂힌다. 배우들은 쉴 새 없이 검무와 벨리 댄스, 탭 댄스, 스틱 댄스 등으로 무대를 수놓는다.
능청스러운 표정과 넘치는 에너지는 물론 숨을 고르는 모습마저 객석을 들썩이게 한다는 점에서 지니는 소원을 들어주는 전능함 이상의 능력을 발휘한다.
하늘을 나는 양탄자 연출도 백미다.
사랑에 빠진 알라딘과 자스민은 양탄자를 타고 별이 반짝이는 어두운 하늘을 날아다닌다.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때 부르는 넘버가 ‘알라딘’의 주제가로 잘 알려진 ‘새로운 세상(A Whole New World)’이다.
애니메이션을 무대로 옮겨 오며 달라진 캐릭터도 있다.
원작에서 악당 자파의 충직한 앵무새였던 이아고는 뮤지컬에서 인간 캐릭터로 변해 허를 찌르는 웃음을 담당한다. 알라딘의 세 친구 카심, 오마르, 밥칵의 캐릭터도 추가돼 감초 같은 연기로 극에 유쾌함을 더한다.
“(공연장이 있는) 잠실역 3번 출구”라는 대사나 브이로그를 찍는 지니 등 ‘현지화된’ 대사와 장면들도 웃음 포인트다. 익숙한 디즈니의 감성에 한국적인 유머가 더해져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알라딘’은 6월22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7월에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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