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독일)=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 중국 다음의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독일은 최근 5년 동안 제대로 된 경제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유럽 최강 경제국으로서 이번 세기 들어 얼마 전까지 수출이 증가 일로였고 기계 생산 및 고급 자동차와 같은 공학 생산물의 세계 교역을 지배했던 독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대략 5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먼저 러시아 발 에너스 쇼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미국과 유럽연합이 단호한 대 러시아 경제 제재를 단행하자 러시아는 독일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값싼 에너지로 수출용 상품을 대량 만들어내는 것이 독일 기업 모델이었는데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앞서 2011년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원자로가 녹아나자 당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원자력 사용중지 정을 앞당기로 했다. 기존의 석탄 발전에서 재생 에너지 발전으로 교체되는 중간 과정을 러시아 천연가스에 의존하게 되었다. 이에 러시아는 믿을 수 있는 에너지 파트너로 여겨졌는데 폴란드 그리고 미국이 위험성을 경고했으나 독일은 무시했다.
러시아가 가스를 끊자 독일에서 가스 그리고 가스 전력 가격이 급등했다. 철강, 비료, 화학제 및 유리와 같은 에너지 집약 산업에서 이 둘은 핵심 비용이었다. 독일은 액화천연가스(LNG)로 바꿔 이를 카타르와 미국에서 배로 실어왔다. LNG는 파이프라인 공급 가스보다 값이 비싸다.
현재 독일 산업용 전기 가격은 kwh 당 평균 20.3유로 센트(310원)로 집계된다. 독일 경쟁 기업들이 많이 소재해 있는 미국과 중국 가격은 8.4유로 센트(130원) 정도다.
한편 새 에너지원이 되어야 할 재생 에너지는 교체 갭을 채울 만큼 빨리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터빈에 대한 주택소유자와 해당 지역의 저항에 풍력 발전 성장이 느렸다. 제철소 용광로 연료로 수소를 사용하기 위한 수송 인프라는 설계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다음 이유는 중국이다. 수 년 동안 독일은 소비자나 경쟁 기업이나 중국의 세계경제 체제 편입에 혜택을 보았다. 다른 선진국들이 중국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때 독일 기업들은 중국 내에 산업 기계, 화학제 및 차량의 거대한 판매 시장을 발견한 것이다. 2010년대 초반 및 중반까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및 BMW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커진 중국서 차를 팔아 큰 이익을 챙겼다.
이때는 중국 기업들은 독일의 핵심 산업과 경쟁하지 않는 가구나 소비 전자품 생산에 그쳤다. 그러던 것이 중국은 독일이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을 만들기 시작했다.
중국의 정부보조금 기반 태양광 패널이 독일 시장을 휩쓸었다. 2010년 중국의 패널 생산자들은 독일 장비의 수입에 의존했다. 지금은 세계의 태양광 패널 생산자들은 중국산 장비에 의존한다. 중국 정부는 수출 제조품 생산을 독려하고 보조금을 지불해왔다. 이런 보조금 혜택을 받은 중국의 철강, 기계, 태양광,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는 현재 수출 시장에서 독일제와 경쟁하고 있다.
유럽연합 최강이면서 최대 자동차 중심 산업국인 독일은 중국 수출 지향 산업정책의 최대 피해자가 된다. 2020년 중국은 자동차 순 수출국에 이르지 못했으나 2024년 1년에 순 수출량이 500만 대가 되었다. 같은 기간 독일의 순 자동차 수출량은 반으로 줄어 120만 대로 떨어졌다. 중국은 1년에 500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데 이는 세계 전체 수요의 반을 커버한다.
세 번째 독일은 투자에 소홀해졌다. 독일은 호시절에 무사안일에 젖어 철로나 고속 인터넷 같은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연기했다. 정부는 예산 균형재정을 우선시했으며 가끔 호황에 세수가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적극적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 독일 기차통근 근로자들은 오래돼 닳아버린 철로 정비 때문에 기차가 제때에 안 오고 운행 자체가 자주 끊어지는 것에 익숙할 정도다. 고속 인터넷은 시골에 닿지 않고 있다. 바람 많은 북부 생산 전기를 남부 공장으로 보내는 전선은 완공이 계속 느려져 2028년 전에는 어렵다. 산업지대 루르 지방과 남부 독일을 잇는 고속도로의 핵심 교량이 2021년 폐쇄되어야 했다. 내구성을 10년 동안 계속 의심 받다가 결국 폐쇄된 것으로 2027년에야 대체된다.
2009년에 헌법 개정을 통해 연방정부의 예산적자 규모를 제한시켜 정부 손에 수갑을 채웠다. 이번 23일 총선에서 이 헌법 내 정부채무 제한 조항의 완화가 이슈가 되어 있다.
네 번째로 숙련 노동자의 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고급 IT 기술자부터 보육시설 요원, 양로원 돌보미 및 호텔 스탭에 이르기까지 독일은 노동자 부족에 시달린다. 2만3000개 기업 설문조사에서 43%가 구인난을 채울 수 없다고 답했는데 고용인원 1000명 이상의 기업에서는 그 비율이 58%로 커진다.
이전보다 훨씬 적은 학생들이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여기에 고령화 문제가 겹치고 있고 어린이 보육 인력 부족으로 많은 여성들이 파트 타임에 만족하거나 완전 경력 단절해야 한다. 고급 기술의 이민자를 고용하려면 많은 장애물과 만난다.
마지막으로 승인 절차에 너무 긴 시간이 소요되고 너무나 많은 문서가 요구되는 관료주의 병폐가 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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