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국립발레단은 오는 11월 12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낭만발레의 대표작 ‘지젤’을 선보인다.
1841년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발레 ‘지젤’은 프랑스 시인 테오필 고티에(1811~1872) 작품이 원작이다.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파리오페라발레단 부예술감독이었던 파트리스 바르의 안무 버전으로, 2011년 초연 이래 꾸준히 사랑받으며 국립발레단을 대표하는 클래식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이 작품은 순수한 시골소녀 지젤과 신분을 숨긴 귀족 알브레히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그리고 사랑에 배신당한 영혼 ‘윌리’들의 백색 군무로 이어지며 사랑과 용서, 구원의 감정이 절정으로 치닫는 낭만발레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지젤과 알브레히트의 애절한 파드되, 달빛 아래 펼쳐지는 윌리들의 정교한 발레 블랑(백색발레)은 매 공연마다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지젤’은 밝고 경쾌한 1막과 달빛 아래 펼쳐지는 몽환적인 2막의 극명한 대비로 유명하다.
1막에서는 지젤과 알브레히트의 첫 만남, 벤치에서의 ‘꽃점’, 사랑하는 이의 배신을 깨닫고 광란으로 치닫는 지젤의 ‘메드신(Mad Scene)’ 등 서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2막에서는 24명 순백의 윌리들이 선보이는 정교한 군무가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죽은 지젤의 영혼이 알브레히트를 지키기 위해 미르타와 윌리들에게 맞서는 숭고함은 1막의 발랄하고 순수한 시골 소녀 지젤의 모습과 대비되며, 사랑의 힘을 보여준다.
이번 무대에서는 세 주역이 각자의 해석으로 자신만의 ‘지젤’을 선보인다. 출산 후 주역으로 본격 복귀에 나서는 박슬기는 오랜 시간 국립발레단에서 지젤 역으로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무용수다. 섬세한 동작과 깊은 감정 표현으로 ‘지젤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아온 그는 이번 공연에서 수석무용수 허서명과 환상의 호흡을 선보인다.

2023년 ‘지젤’에서 성공적인 주역 데뷔를 치른 조연재는 올 초 수석무용수로 승급하며 ‘카멜리아 레이디’와 ‘인어공주’ 등 주요 작품을 이끌어왔다. 이번 무대에서는 수석무용수 박종석과 호흡을 맞추며, 특유의 발랄한 에너지와 애절한 감정선을 오가며 또 한번의 성장된 지젤을 선보인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박세은은 스페셜 게스트로 다시 한 번 국립발레단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라 바야데르’에 이어 이번에는 수석무용수 김기완과 함께 한층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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