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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안현배 깊은 대화…’에곤 실레, 예술가의 표현과 떨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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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스캔달 위주로 에곤 실레를 소비하는 게 안타까웠다.”

배우 박신양과 미술사학자 안현배가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대가 에곤 실레(1890~1991)의 세계관을 책 ‘에곤 실레, 예술가의 표현과 떨림’에 담아냈다. 에곤 실레의 그림 100점을 수록하고 소장처를 밝혔기 때문에 평소 보지 못했던 그림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나체 자화상으로 ‘지독한 나르시스트’로 평가 받는 에곤 실레의 삶과 예술에 대해 안현배와 박신양은 진지하게 대화한다.모더니즘 예술가로서 에곤 실레에 대해 “인간이 느끼는 복잡한 감정과 심리적인 혼란을 실레처럼 이토록 대담하게 파고들었던 사례가 이전에 있었을까?”라며 에곤 실레에게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친절하게 전한다.

“실레는 자기를 괴롭히는 감정들과 싸우는 과정을 예술로 만들어 내려 했다. 본인에게 절실한 것을 가장 솔직하고 가장 파괴적인 방법으로 묘사한다는 실레의 세계관이 만들어 낸 인물들은 왜곡된 신체와 강렬한 표정으로 인간의 고통, 불안, 욕망 등을 드러낸다.”(안현배)

미술사에서 에곤 실레의 풍경화가 각별히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곤 실레의 풍경화도 고흐나 뭉크처럼 “감정의 전달이 중요한 표현주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 왜 중요한 것일까?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를 표현하는 건 배우고 연습해야 하는 일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지 못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문제가 생긴다. (…)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참 좋은 근거를 자신 안에 두고 있는데도 왜 다른 데서 찾는다는 말인가? 우리는 단 한순간도 감정이 없는 채로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수많은 다양한 감정들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알려주고 있다.”(박신양)

박신양은 “창작자에 의해 표현된 예술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을 보는 감상자의 내면이 움직이고 변화될 때 완성된다. 우리가 화가의 그림 앞에서 감동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자신의 감정을 얼마나 억누르고 살아왔던가를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 예술”이라고 했다.

화가의 자기 탐구는 세상과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박신양은 에곤 실레에 몰입해, 창작자로서의 끈질긴 자기 몰두의 의미와 그 이유도 짚어 준다.

“이런 감정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감각이 일관되게 동원되도록 다른 것들을 포기하는 것이 나르시시스트가 감당해야 하는 희생이다. (…) 우리가 아무리 고급스럽고 그럴듯한 문명의 혜택 속에 둘러싸여 있더라도 우리의 실존은 외로움과 고독함의 옷을 입고 우리 감각의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고 버티고 있다. 그 어떤 것도 삶과 죽음이라는 실존적 엄숙함을 향한 우리의 강렬한 끌림을 대신할 수 없다. 영혼의 저 밑바닥 어딘가에 웅크리고 있는 인류의 원시성과 생명력에 우리가 관심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 사실 우리는 모두 그것을 갈구하고 있다. 우리 안에 생경한 느낌으로 노스탤지어가 꿈틀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서도 그것을 인정하면 안 될 것 같은 강박에 시달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224_0003076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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