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한국 발레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국내 발레계가 세대 교체를 하는 시점에 와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빠르게 성장한 우리나라 발레의 지난날을 한 번 짚어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문훈숙(62) 유니버설발레단장은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15회 대한민국발레축제 기자간담회에서 “국립발레단이 올해로써 창단 63주년, 유니버설발레단이 41주년을 맞았다”면서 다음 달 개막하는 발레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한민국발레축제추진단은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김주원(48) 대한민국발레축제 대표 겸 예술감독과 최태지(66) 전 국립발레단장,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 발레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단이 대거 참여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오는 5월 9일부터 7월 9일까지 두 달간 펼쳐진다.
김주원 예술감독은 “올해 축제는 15주년을 맞아 ‘연결(conneXion)’이란 주제로 발레를 통해 대중과 가깝게 소통하고 아름다운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며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 무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태지 전 단장과 특별공연에 참여하는 문훈숙 단장은 이번 축제는 우리 발레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시간으로 젊은 발레 인재들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미국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에서 대상을 받은 발레리노 전민철이 홍보대사를 맡았다.
올해 행사에는 기획공연 2편과 초청공연 4편, 공모공연 6편 등 총 12개 작품을 선보인다.
개막작으로는 세계적인 안무가 요한 잉거의 ‘워킹 매드’와 ‘블리스’가 아시아 최초로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9~18일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개최되는 ‘워킹 매드’는 모리스 라벨이 작곡한 ‘볼레로’를 바탕으로 인간 내면과 움직임의 진정성을 탐구한 작품이다. ‘블리스’는 재즈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의 콘서트에서 영감을 받았다.
김주원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을 통해 예술의전당을 거점으로 열렸던 축제가 서울 강북으로 확장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공연인 ‘conneXion, 최태지 X 문훈숙’은 다음 달 28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다. 최태지 전 단장과 문훈숙 단장의 예술 여정을 되짚어보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강미선과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리회 등 후배 무용수들의 헌정 공연도 함께 열린다.
기획공연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가 오는 6월 7~8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진다. 2019년 발레축제 자유소극장 공모작으로 초연된 후 지난해 CJ토월극장 공모작으로 다시 공연한 유희웅리버티홀의 이 작품은 올해엔 뮤직비디오와 영화·드라마 연출로 유명한 비주얼디렉터 김세훈의 미장센이 더해진다. 기존작이 프로 남성무용수들 중심의 이야기라면, 이번에는 신예 남성 무용수들의 꿈을 찾는 과정을 그린다.
6월 13~15일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작 ‘발레 춘향’이 관객을 만난다. 한국 고전과 차이코프스키의 선율을 접목한 창작 발레로, 강미선·이동탁 등 유니버설발레단을 대표하는 무용수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광주와 부산을 대표하는 지역 발레단의 초청공연도 마련됐다. 다음 달 31일 광주시립발레단이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19세기 낭만 발레의 대표작 ‘코펠리아’를 무대에 올린다. 괴짜 과학자가 만든 인형 ‘코펠리아’를 마을 사람들이 살아있는 사람으로 착각하면서 일어나는 유쾌한 이야기다. 이어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은 6월 4일 같은 장소에서 창작 발레 ‘샤이닝 웨이브'(Shining Wave)를 공연한다. 정영 시인의 시 8편을 연시로 엮어 무용으로 각색했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는 공모작 총 6편이 무대에 오른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질적 욕구를 발레로 시각화한 ‘미로 2.0’, 동명의 연극을 바탕으로 창작된 ‘고도를 기다리며’가 6월 12~13일에 열린다.
같은 달 17~18일엔 인간과 기술이 연결을 넘어 융합의 단계로 진입하는 ‘초연결시대’를 다룬 ‘123.45㎒’와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다룬 ‘더 룸'(The Room)이 무대에 오른다. 같은 달 21~22일 기후 위기를 주제로 한 ‘대지’와 현대인의 고립을 다룬 ‘야생의 심장’이 관객을 만난다.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됐다. 다음 달 17~18일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앞 잔디마당에서 발레 공연 실황을 상영하는 ‘발레 수아레 with 예술의전당’이 무료로 진행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과 국립발레단의 ‘허난설헌-수월경화’가 상영된다.
6월 12, 17, 21일에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공연 종료 후 안무가와 무용수가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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