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올해 불교인권상에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96) 씨가, 인권공로상 수상자에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된 박정훈(53) 대령이 선정됐다.
불교인권위원회는 20일 서울 한국창극원 창덕궁소극장에서 창립 35주년기념식과 제31회 불교인권상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96) 씨를 제31회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외압에 저항한 박정훈 해병대령을 2025년 인권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선정위원회는 안 씨에 대해 “전쟁포로로서 인도적 송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보안법 적용으로 42년 4개월 동안 수감됐으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며 “신념의 자유를 법으로 강제할 수 없다는 인권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박 대령에 대해서는 “순직 장병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법과 원칙을 지키며 부당한 지시를 거부함으로써 군 조직에서 인권과 책임의 의미를 일깨웠다”며 “군인의 양심과 정의가 사회적 신뢰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라고 평했다.
안 씨는 수상 소감에서 ‘난생 처음 상을 받는다”며 “비전향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저항이었다”고 밝혔다.
박 대령은 수상 소감에서 “부여된 직분을 법과 원칙에 따라 수행했을 뿐인데 큰 사건의 출발점이 될 줄 몰랐다”며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한 병사에게 ‘진실을 밝히겠다’고 약속한 마음이 오늘의 저를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상이 특정 종교가 아닌 사회 전체가 정의와 인권의 문제로 사건을 바라봤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누군가 힘든 선택의 순간에 올바른 길을 택할 수 있도록 등불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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