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최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수익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회사는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공급으로 메모리 가격이 급락하며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고, 올해도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범용·고부가 제품이 예상보다 빠른 올 상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중국발 공급 과잉 영향을 상쇄할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메모리 가격↑…삼성·SK, 수익성 개선 기대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메모리 업황이 회복 조짐을 보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양사의 매출 중 여전히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범용 메모리 가격이 지난해와 달리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PC·IT 기기 수요 확대로 예상보다 회복이 더 빠른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14일 기준 범용 D램인 DDR4 8Gb 제품의 평균 거래 가격을 ‘1.466달러’로 발표했다. 지난 7일(1.442달러) 이후 5일 연속 증가세다. 지난해 11월 크게 하락한 뒤 3개월 연속 보합세를 보이다 상승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가격도 오름세다. 지난달 128Gb 멀티레벨셀(MLC) 낸드 범용 제품의 평균 거래 가격은 2.29달러로 전월보다 5.29%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양사에 미칠 것으로 우려됐던 중국 기업들의 물량 공세 악영향도 줄일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범용 제품의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수익성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삼성전자 매출에서 범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66%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범용 제품 매출 비중은 20% 수준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기업들이 메모리를 반값에 내놓으며 가격 하락 요인이 큰 상태였다. 지난해 11월 범용 D램 가격은 같은 해 7월 대비 35.7% 하락한 바 있다. 이는 아무리 많이 팔아도 그만큼 수익을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고부가 제품 가격 상승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신 D램인 16Gb DDR5의 평균 거래 가격은 이달 기준 5.068달러로 전월보다 6%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5조3000억원, 6조3000억원 수준이었는데 실제 성적은 이보다 더 개선될 수 있다.
이수림 DS증권 연구원은 “DDR5 가격이 당장 2분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하면 이익 추정치는 상향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익 안정 노린다…’고부가 칩’ 체질 전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범용에서 고부가 제품으로 체질 전환에 과감히 나설 전망이다. 메모리 업황은 회복세지만 중국의 물량 공세와 수요 부진에 따라 범용 제품의 가격은 언제든 하락할 수 있어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메모리 업체들이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며 “(범용 D램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사는 범용 제품의 비중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DDR4, LPDDR4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30% 초반에서 올해 한 자릿수 수준까지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범용 제품 매출 비중은 지난해 20% 수준에서 올해는 한 자릿수로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사가 올해 DDR5와 같은 고부가 제품 비중을 얼마나 빨리 높이느냐에 따라 올해 메모리 시장 주도권 확보 여부도 갈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미중 갈등, 관세 폭탄 등 불안 요인이 많아 완전한 메모리 업황 개선을 장담할 수는 없다”며 “빠른 체질 전환이 기업들의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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