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삼성전자가 최근 냉매 없는 친환경 냉장고의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해서 주목받고 있다.
앞서 LG전자도 물 없는 친환경 세탁기 연구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환경 오염 없는 미래 가전의 주도권을 어느 업체가 쥘 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존스홉킨스대, 차세대 펠티어 냉각 연구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존스홉킨스대학교 응용물리학연구소가 산학협력을 통해 진행한 ‘차세대 펠티어 냉각 기술’ 연구 논문이 지난달 말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펠티어(Peltier) 냉각은 펠티어 반도체 소자에 전기를 가하면 한쪽 면은 차가워지고 다른 면은 뜨거워지는 효과를 활용한 기술이다. 특히 냉매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비화학적 차세대 냉각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라이프솔루션팀 연구진과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 라마 벤카타수브라마니안 교수 연구진이 함께 참여했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나노 공학 기술을 활용해 ‘고효율 박막 펠티어 반도체 소자’를 새롭게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고효율 펠티어 냉장고를 실증하는데 성공했다.
새 소자가 적용된 펠티어 냉장고는 기존 증기 압축 방식 냉장고의 냉각 효율을 능가하는 냉매 없는 차세대 냉장고의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펠티어 냉각은 증기 압축 방식에 비해 빠르고 정확하게 온도 조절이 가능해 냉장고 등 가전 제품 뿐만 아니라 반도체, 의료기기, 전장,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LG전자, 이산화탄소 활용 무수세탁기 연구개발
LG전자는 지난 2021년 말 물 대신 이산화탄소를 세탁용제로 활용하는 세탁기 실증에 돌입하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 LG전자는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통해 상업용 이산화탄소 세탁기에 대한 실증 특례를 부여받았다.
세탁기는 물과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방식이다. 세탁기 내부에서 이산화탄소를 냉각·압축해 액체 상태로 만들어 세탁 용제로 사용한다. 세탁이 끝나면 이산화탄소를 기화·재수집해 다음 세탁에 재사용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상용화된 제품이지만 국내에서는 고압가스법의 규제를 받아 사업화 기회가 제한됐다.
LG전자는 자사 실험실 내에서 해당 세탁기를 실험운용해 안전성을 검증한 후 임시허가 전환을 통해 일부 세탁소 내에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이후 연구개발에 큰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8월 ‘LG 스파크’ 행사에서는 LG그룹 연구개발(R&D)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기술을 공유하고 난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LG 테크페어’가 진행됐다.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각 계열사의 연구위원급 전문가들이 참여해 여러 연구개발 난제에 대해 각자의 전문 지식과 연구 노하우를 공유하며 심층 논의했는데 이때 물 없는 친환경 세탁기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한편 해외에서는 밀레, 일렉트로룩스 등 유럽 기업이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무수(無水)세탁기를 상업용으로 출시해 주목받은 바 있다.
단 가격이 비싸고 제품 크기가 커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이 한계를 깨고 상용화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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