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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 끝 ‘콜린’ 따낸 장지후 “‘렌트’로 배우 전환점 맞았죠”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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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콜린’을 하고 싶어서 몇 작품 고사하기도 했죠.”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서 삼수만에 뮤지컬 ‘렌트’에서 ‘콜린’을 따낸 배우 장지후(37)는 역할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대학생 시절 학교 ‘렌트’ 공연에서 콜린을 연기했다던 장지후는 “그때 했던 콜린을 마치 첫사랑처럼 잊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이한 그는 뮤지컬 ‘렌트’에 세 차례 참여했다. 다만 ‘렌트’ 팔연(2020), 구연(2023)때 ‘로저’ 역을 연기했다면, 이번 십연에서는 ‘콜린’으로 변신했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작품인 ‘렌트’는 미국 뉴욕 이스트 빌리지를 배경으로, 예술가들의 치열한 삶을 그려낸다. 극본, 작사, 작곡 등 작품의 전반을 맡은 조나단 라슨(1960~1996)의 자전적 뮤지컬이기도 하다.

1996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돼 내년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는 2000년 초연을 시작으로, 이번 시즌으로 십연을 맞는다.

작품은 예술과 가난한 삶 속에서 고통을 겪지만 연인, 친구들과 함께 성장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위로의 말을 보낸다. 특히 모든 대사가 노래로 진행되는 성 스루(sung through) 형식과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는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됐다.

장지후가 연기하는 콜린은 어두운 상황 속에서도 유쾌함과 따뜻함을 잃지 않고 끝까지 살아가는 인물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대학에 출강하는 강사면서 무정부주의자이자 에이즈 환자이다. 콜린은 같은 에이즈 환자인 ‘엔젤’을 만나 사랑에 빠지며 감정의 소중함을 깨달으면 성장해 간다.

그토록 왜 이 배역을 갈망했을까. 장지후는 “선하고 순수한 형태를 지향한다. (콜린처럼)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을 형태로만 보는 것이 아닌 왜 그 형태가 나오는지에 호기심이 많다”며 “저랑 매우 맞닿아있는 지점이 많다”고 했다.

지난달 13일 열린 ‘렌트’ 프레스콜에서도 “사실 콜린에 더 자신이 있었다”고 밝힌 그가 마침내 배역을 따낸 것이다. 그는 처음 임한 ‘렌트’ 오디션 지원도 콜린으로 했다.

“한국에 ‘렌트’가 올려지게 되면 꼭 콜린으로 오디션 보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첫 오디션 때 떨어지고, 로저를 준비해서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2020년에 로저로 캐스팅됐는데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러웠죠.”

드디어 역할을 따낸 그는 “로저 땐 작은 섬에 있었다면 콜린은 번화가에 온 느낌”이라고 했다.

2000년 국내 초연부터 꾸준히 ‘렌트’가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의 상황이나 주어진 오늘의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내가 왜 존재하는지 알려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장지후도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전환점을 맞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처음 참여했던 2020년부터 ‘렌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작품을) 연습할 때 습관적으로 할 때도 있고, 계속 반복해서 관성에 젖을 수 있거든요. 근데 ‘렌트’는 내 안을 꺼내보는 일을 경험하게 했고, 이렇게 연습할 수 있구나를 (배우 생활하면서) 처음 느꼈어요.”

장지후는 “내면의 나를 재료를 충분히 써야 내가 연기하는 누군가가 탄생한다는 것을 배웠다”며 “‘렌트’에 필요한 존재가 되는 연습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 배경에는 작품의 해외협력 연출 앤디 세뇨르 주니어가 있었다.

장지후는 작품에 처음 참가했을 때 앤디와의 ‘갈등’을 털어놓았다. 당시 그가 연기한 로저는 곁에 친구들이 있지만 많은 상처로 인해서 외로운 인물이다. 하루는 앤디가 그를 작업실에 따로 불러 말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꺼내는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제 아픈 이야기를 재료로 사용하기 싫었어요. 그래서 ‘왜 이렇게까지 하지’ 생각했죠. 그래서 (앤디에게 왜 속이야기를) 강요하냐, 압박하냐 그러면서 제가 눈물을 흘렸어요. 근데 앤디가 그때 저한테 로저를 봤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연습은 너무 특별했습니다.”

진심을 다해 로저를 연기한 나머지 너무나도 하고 싶었던 콜린을 맡았어도 연기에 어려움도 있었다.

그는 “두 시즌 동안 로저를 하다 보니까 정신줄을 잠깐 놓으면 로저인 상태로 갔다 “(콜린을) 너무 하고 싶어서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로저를 벗고 콜린을 입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했다. 이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이번 공연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관람평은 ‘로저가 생각나지 않는다’란다.

장지후는 단국대 공연영화학부에서 뮤지컬을 전공해 2010년 국방부가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뮤지컬 ‘생명의 항해’로 데뷔했다. 이후 ‘벤허’, ‘노트르담 드 파리’, ‘데스노트’,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5년의 무대 경력에도 여전히 도전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15라는 숫자가 낯설어요. 아직도 새롭고 매번 설레요. 저 스스로 도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 작품의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가 돼볼까도 생각했는데 한 이미지로 제한되기 싫은 마음이 있어요. 또 내년에는 에세이를 써보려고요. 이미 주제도 365개 정해놨어요. (웃음)”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1203_0003427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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