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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없는 바다…’자율운항 선박’이 그리는 미래 해상 풍경[바다와 미래]①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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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드넓은 바다 위를 선장 없이 스스로 항해하는 선박의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인공지능(AI)과 첨단 센서, 통신 기술이 결합된 자율운항 선박은 해운 산업의 패러다임을 혁신하며,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해상 물류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해양 안전 강화, 물류 비용 절감, 그리고 새로운 해양 산업 생태계 창출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자율운항 선박, 어떻게 항해하는가
자율운항 선박의 핵심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능력’에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기술 축으로 구성된다.

인지 및 판단 시스템은 선박에 탑재된 레이더, 라이다(LiDAR), 카메라, GPS 등 다양한 센서가 주변 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AI는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다른 선박의 위치, 해상 장애물, 기상 상황 등을 파악하고, 충돌 회피, 최적 항로 설정 등 복잡한 판단을 내린다. 이는 마치 인간 선장이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과정을 디지털화한 것과 같다.

제어 및 통신 시스템은 AI의 판단에 따라 엔진, 방향타 등이 자동으로 제어되어 선박의 움직임을 조절한다. 또한, 위성 통신을 통해 육상의 관제 센터와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으며 비상 상황 발생 시 원격 제어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완전한 무인 자율운항과 함께, 필요시 원격 조종사가 개입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운항도 가능하게 한다.

◆국내외 자율운항 선박 개발 현황 및 실제 사례
세계 각국은 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미 시험 운항을 넘어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는 사례들도 등장하고 있다.

해외 사례로는 노르웨이의 해운 회사 야라(Yara)가 2021년 세계 최초의 완전 자율 전기 컨테이너선 ‘야라 비르켈란(Yara Birkeland)’을 상업 운항에 투입한 바 있다. 이 선박은 비료 운송을 위해 단거리 해상 운항을 수행하며, 기존 트럭 운송을 대체해 탄소 배출량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일본의 미쓰이 O.S.K. 라인(MOL)은 대형 컨테이너선에 자율운항 시스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은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주도하에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확보를 목표로 한다. HD현대그룹은 자율운항 선박 자회사인 ‘아비커스’를 통해 상용화를 선도하고 있다. 2022년 아비커스는 길이 300m, 폭 46.4m, 높이 26.5m의 LNG운반선 ‘프리즘 커리지(Prism Courage)’호가 태평양 횡단 자율운항에 성공하며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의 자율운항 대양 횡단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선박은 AI 기반의 자율운항 시스템 ‘하이나스 2.0’을 탑재하여 최적의 항로와 속도를 제어하고, 주변 선박을 인식해 충돌 위험을 회피하는 등 뛰어난 성능을 입증했다. 또한, SK해운과 장금상선 등 국내 해운사들도 자율운항 시스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며 미래 선박 기술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운항 선박이 가져올 변화와 과제

자율운항 선박은 해운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해양 안전성 향상을 들 수 있다. 인간의 실수로 인한 해양 사고의 90% 이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항 효율성 증대가 가능하다. AI가 최적의 항로와 속도를 결정해 연료 소모를 줄이고 운항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 물류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선원 인건비 절감은 물론, 선박 운항의 효율성 증대로 전반적인 물류 비용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국제적인 법규 및 규제 정비, 사이버 보안 문제, 그리고 선원 일자리 감소에 대한 사회적 논의 등이 필요하다. 극한 기상 조건에서의 자율운항 능력 확보, 통신 시스템의 안정성 강화 등 기술적인 난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운항 선박은 해상 물류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기술로,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국제적 협력을 통해 ‘선장 없는 바다’의 시대는 더욱 빠르게 현실화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mkim@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924_0003342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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