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젊은 거장’ 소설가 김애란의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가 출간됐다. 8년 만에 선보이는 다섯 번째 소설집이다.
이번 소설집은 총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됐다. 주제는 ‘공간’이다. 인물들이 누군가의 공간을 방문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 속 인물이 공간을 방문하고 탐색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서술한다.
소설집 속 공간은 단순 배경을 의미하는 대신 누군가의 경제·사회적 지표를 나타내는 장소이자, 한 사람의 내력이 담긴 복합적인 장소다.
인물들은 그곳에 마주치는 사람들과 새로운 감정을 경험한다.
단편 ‘숲속 작은 집’은 신혼부부가 한 달간 신혼여행을 가서 해당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에서 겪는 감정을 풀어낸다.
여행비를 아끼려 물가가 낮은 국가로 신혼여행을 갔지만 그 이면에 숨어있는 노동 착취에 불편함을 느끼는 식이다.
저자는 소설 속 인물 빌어 “이국에서 마주한 노골적인 계급 차에 쩔쩔맸던 것 같다. 물가가 낮고 상품 가격이 저렴한 건 좋지만, 그걸 만드는 노동력이 싸다는 사실 만은 여전히 어색한”으로 서술한다.
단편 ‘좋은 이웃’에는 사제 관계인 두 인물이 공간의 변화에서 겪는 각기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학생의 가족은 ‘내 집’을 마련해 넓은 평수로 이사를 가는 반면, 선생은 집값이 급등하면서 이사를 하는데 이 과정서 두사람은 감정의 파동을 겪는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앞으로도 저는 여전히 삶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삶을, 죽음이 무엇인지 모른 채 죽음을 그릴 테지만, 때로는 그 ‘모름’의 렌즈로 봐야만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음을 새로 배워나가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는 이 같은 ‘알 수 없음’에서 비롯된 감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
“한두 번 겪은 일도 아닌데, 나조차 그런 식으로 누군가의 공간을 침범한 적이 있는데, 그걸 보자 지난 시간 우리가 겪은 과정이, 그 모든 노출과 공개가 부당하고 지리멸렬하게 느껴졌다.” (‘좋은 이웃’ 中,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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