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2012년 출간된 장강명의 첫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이 개정판으로 나왔다.
소설은 신촌에 위치한 ‘뤼미에르 빌딩’ 8층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가출청소년, 청각장애인, 무당, 인터넷 여론 조작팀, 반인반서(半人半鼠) 등 다양한 존재들이 화려한 도시의 이면을 비춘다.
때로는 기괴하지만 정감이 있는 인물을 통해 ‘누구도 완전한 괴물이 아니고, 누구도 완전히 인간이 아닌 세계’를 설정해 인간과 비인간, 생과 사, 부와 가난 등 사회에 팽배한 문제를 들춘다.
저자는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소설가를 등장인물을 사랑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소설가로 분류하고 자신은 후자에 속한다면서도 “제가 사랑하는 캐릭터는 한 줌인데, 전부 ‘뤼미에르 피플’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이번 소설에 대한 애착을 재차 드러냈다.
808호에 거주하는 주인공은 쥐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반인반서다. ‘무엇이 인간다움인가’의 질문을 던지는 존재다.
특히 주인공은 호적, 주민등록번호 등 그를 ‘인간’으로 ‘규정’할 수 있는 것들이 결여된 존재로,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들의 비극과 계급사회를 비판한다.
저자는 빛을 의미하는 ‘뤼미에르’를 부각해 불행으로 치닫기 쉬운 삶 속에서도 한 줄기의 빛이 있다는 점을 재차 상기시킨다.
정은경 문학평론가는 “지성과 욕망, 전통과 현대, 소비와 문화, 속도와 정체, 부와 가난 등을 모두 품고 있는 이 거리의 한복판에서 작가는 동시대적 삶의 좌표를 거침없이 그려나감으로써 독자에게 도시적 삶의 실체를 들여다보기를 요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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