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기용 기자 = “모든 것이 그렇게 간단하다면, 우리가 인생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다면, 왜 책들과 잡지들에 모순적인 메시지를 담은 조언들이 그렇게 많이 등장할까? 모든 것이 그렇게 수학적이고 분명하다면, 왜 그들은 우리에게 답을 지금 바로 알려주지 않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예측 불가능하고 복잡해 보이지만, 그 안에도 일정한 법칙과 구조가 존재한다고 믿는 이가 있다. 그래서 일정한 법칙을 안다면 ‘손흥민이 2026년 월드컵에서 몇 골을 넣을까’, ‘넷플릭스 시리즈는 몇 편까지 보다가 패싱하면 될까’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추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계적인 응용수학자이자 데이터 분석가 데이비드 섬프터의 책 ‘세상을 움직이는 10가지 방정식’이 출간됐다. 저자는 현재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응용수학과 교수로, 최고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캐서린 리처즈 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섬프터 교수는 10가지의 방정식이 사소하고 개인적 질문부터 사회 전체에 관한 질문에 이르기까지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 속 살해 사건에서 찾은 ‘수학적 암호’를 거론하고,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에도 이러한 코드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를 꿰뚫고 있는 사람들의 단체를 10가지 공식에서 따와 ‘TEN'(텐)이라고 호명한다. 이들은 정체불명인 조직의 구성원들이 아니라, ‘수학적 사고’로 이 세계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했던 일군의 사람들을 가리킨다.
저자가 소개하는 방정식은 단순한 수식이 아니다. 응용수학 분야의 중요한 이론인 로지시틱 회귀, 베이즈의 정리, 이항분포와 정규분포, 마르코프 가정 등을 반영한 방정식이다. 그러면서 이를 세상에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수학적 모델로 구축됐다고 말한다.
각각의 식들을 구성하고 있는 기호나 이론은 다르지만, 이들 방정식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데이터’들을 관찰해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수학적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저자는 직감에 의존하지 않고 결과를 예측하는 ‘베팅 방정식’, 기존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해 논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술 방정식’ 등을 비롯해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방정식을 소개한다.
“TEN의 구성원 중 사회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하는 사람들은 부드러운 방식과 냉정한 방식을 모두 사용한다. 즉, 그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결정할 때는 직관을 이용하는 부드러운 사고방식을 사용하고, 자신들이 제시한 답에 대해서는 솔직해지기 위해서는 모델과 데이터를 결합하는 냉정한 방식을 사용한다.” (3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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