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유대인은 어떻게 美 금융 중심이 됐을까…’월스트리트의 유대인들’ 8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1848년 독일의 혁명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유대인들은 물건을 파는 행상인으로 시장에 첫발을 들였다. 이후 주변 상인들의 어음을 사들여 은행가로 변모한다.

유대인이 월스트리트의 주역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담은 대니얼 슐먼의 ‘월스트리트의 유대인들’이 출간됐다. 유대인들의 시작은 잡화점이었지만, 끝은 월스트리트의 중심이었다.

저자는 남북전쟁, 도금시대와 진보시대, 제1차와 2차 세계대전 등 역사를 다루며 격변의 시대 속에서 어떻게 유대인들이 금융 왕조로 우뚝 솟아났는지를 다룬다. 남북전쟁에서 정부의 군수 물자를 조달하고 국채를 판매하면서 돈을 번 이들은 19세기 후반 J. P. 모건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쿤로브, 골드만 삭스, 리먼 브라더스, 셀리그먼 등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으로 성장할 금융기업들이 탄생하게 된다.

이어 미국의 산업기업에 자본을 공급하고, 제너럴 모터스, 메이시스, 시어스 같은 20세기 대표 기업들의 증권을 인수·유통하면서 미국을 금융 초강국으로 뒤바꿔 놓는다.

저자는 러일전쟁에서 일본의 승리 배후에는 유대인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한다. 월스트리트의 유대인 자본이 일본의 전쟁 비용 중 상당액을 조달했고 세간의 예상과는 다른 역사를 쓰게 된 것이다.

이는 곧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일본이 유럽의 유대인 난민을 받는 것과도 이어진다. 독일과 동맹이었던 일본이 다른 입장을 취한 것은 국가의 경험과 세계 금융시장에서의 유대인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란 사실을 인지했다는 배경이 존재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책을 “최고 엘리트 유대인들이 미국에서 유대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스스로 정의하려 했던 과정을 인상 깊게 그려낸 초상화”라며 “역사적 디테일과 인물에 대한 탐구 모두 풍부하며, 독자들은 이 인물들이 남긴 유산의 무게를 새삼 느끼게 될 것이고, 동시에 그 유산이 얼마나 씁쓸한 것이기도 한지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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