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과거 인류는 도끼나 창과 같은 도구를 통해 ‘신체’를 확장했고, 그 후 언어와 문자를 통해 ‘기억’을 확장했다. 그리고 지금은 AI를 통해 ‘사고’ 자체를 확장하는 초입에 서 있다. 마치 내 두뇌가 두 개 있는 것처럼, AI와 함께 사고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신간 ‘두 번째 지능’은 일반적인 AI 활용서도, 인간의 지위 하락을 경고하는 선언문도 아니다. 인지과학자 김상균 교수는 이미 인류가 선택을 끝냈다고 말한다. AI와 공존하지 않는 선택지는 사라졌다.
저자는 이 책에서 AI를 인간 지능을 확장할 ‘두 번째 지능’으로 정의하고 당신의 두뇌를 확장할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시한다.
“AI가 무엇을 못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간인 내가 무엇을 꿈꾸는지가 중요하죠. AI의 빈자리를 찾아서 채우는 것이 인간의 역할은 아닙니다. 인간의 근원적 역할은 자기 삶을 이끄는 데 있어요. 자기 삶을 이해하고, 그 삶을 위한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타인과 협력하고, 그 과정에서 도구로 AI를 잘 쓰면 됩니다. 즉 AI의 결핍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의 결핍,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을 먼저 물어야 합니다.” (1부 ‘AI를 잘 쓴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중)
이 책은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AI를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도구적 관점이 아니라, ‘이 강력한 지능과 함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진화적 관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AI와 함께함으로써 인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중요하다는 것.
이 책이 제시하는 답은 분명하다. 인공지능을 외부의 도구가 아니라, 인간 곁에 놓인 ‘두 번째 머리’, 즉 두 번째 지능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AI 기반 툴을 도입하면 판례 조사와 계약서 분석 같은 작업이 엄청나게 빨라집니다. 며칠 걸리던 일을 몇 시간 만에 끝낼 수 있죠. 하지만 일부 베테랑 변호사들은 기존 방식에 익숙해서 AI 사용을 꺼립니다. ‘내가 직접 읽어봐야 놓치는 게 없지’, ‘AI는 맥락을 못 읽어’ 같은 이유를 대면서요. 반면 신입 변호사들은 거리낌 없이 AI를 활용합니다. 그 결과, AI를 잘 쓰는 신입이 더 많은 자료를 더 빠르게 검토하고, 더 깊이 있는 법률 의견서를 작성하는 상황도 나타납니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당연히 결과가 좋은 쪽을 선호하겠죠. 능력과 경험이 많은 개인일수록 익숙한 방식에 머물려는 심리가 더 강하고, 그게 오히려 위협 요인이 된 겁니다.” (1부 ‘나는 똑똑하고 유능하니 AI를 배우지 않아도 될까?’ 중)
이 책의 강점은 이 거대한 변화를 추상적 전망이나 한 번 읽고 끝나는 설명으로 흘려보내지 않는 데 있다.
저자는 인지과정이 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보를 입력받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독자의 뇌를 실제로 재설계하기 위한 3단계 구성을 제안한다. 질문-경험-실행으로 두뇌를 증폭하는 3단계 설계를 통해 이 책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천적인 안내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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