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5월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4조원 넘게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에 오는 7월 도입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앞두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내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747조2956억원으로 4월 말(743조848억원) 대비 4조2108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3월 1조7992억원 증가했으나, 4월 4조5337억원 불어나더니 두 달 연속 4조원이 넘는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92조5827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1527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5746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815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21년 7월(1조8636억원)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신용대출은 코로나19 이후 초저금리 속 ‘빚투’ 열풍이 일었던 2020~2021년에는 몸집을 키웠다가, 2022년부터는 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올 3월 3527억원, 4월 8868억원, 지난달 1조815억원 불어나는 등 증가세가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지정으로 촉발된 가계대출 증가세가 금리인하를 비롯해 7월 도입되는 3단계 DSR 규제 등과 맞물려 불붙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각 은행에서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쏠리면서 하루 신청 건수가 조기 마감되는 ‘오픈런’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DSR 규제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전에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는 영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 규제를 앞두고 대출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금리인하 등으로 대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단계 DSR이 시행되면 수도권 주담대 한도는 기존 대비 1000~3000만원 가량 감소하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의 월별·분기별 관리목표 준수 여부 등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필요 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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