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샤넬을 비롯한 주요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가방·주얼리 등 전방위로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는 모습이다.
하나의 브랜드가 한 해에도 여러 차례 가격을 올리는 ‘N차 인상’도 잦아지는 형국이다.
가격을 올려도 국내 명품 수요가 끊이지 않는 현상이 되풀이 되면서, 명품 브랜드들의 줄인상이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6일 명품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은 지난 2일 국내에서 일부 가방과 주얼리 제품의 가격을 최대 10% 가량 올렸다.
(뉴시스 6월2일자 [단독]샤넬, 韓서 올들어 3번째 인상 단행…2일 22백 8.2% 전격 올려 참조)
‘클래식 라지’ 제품은 1678만원에서 1795만원으로 ‘미디움’은 1557만원에서 1666만원으로 올랐다.
‘클래식 스몰’ 제품도 1497만원에서 1601만원으로 약 7% 올랐다.
▲22백 ▲보이백 ▲19백 등 샤넬의 주요 라인도 일제히 인상됐다.
22백 스몰은 822만원에서 889만원으로, 22백 미니는 74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각각 약 8% 인상됐다.
코코 크러쉬 라인을 비롯한 주얼리 제품 가격도 최대 약 10% 가량 뛰었다.
올 들어 샤넬의 가격 인상은 이번이 세 번째다. 가방 카테고리는 지난 1월에 이어 약 5개월 만에 다시 인상됐고, 코스메틱 제품은 지난 3월 인상한 바 있다.
이번에는 코스메틱 제품이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브랜드 전체적으로는 올해 세 번째 인상이다.
이탈리아 명품 주얼리·시계 브랜드 불가리(BULGARI) 역시 빠르면 오는 23일쯤 국내에서 판매하는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앞서 불가리가 지난 4월 시계 카테고리 가격을 인상에 나선 만큼, 이달 인상에서는 주얼리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TIFFANY&Co.)는 지난 3일 일부 컬렉션 가격을 평균 6%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약 4개월 만이다.
티파니앤코는 올해 2월에도 일부 품목의 가격을 2~5%가량 올린 바 있다.
아울러 프랑스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Cartier)는 지난달 14일 주얼리, 워치(시계) 등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을 평균 6%가량 인상한 바 있다.
주얼리 제품 중 결혼반지로 인기 있는 러브링(클래식·옐로우골드) 가격은 기존 296만원에서 309만원으로 4.4% 올랐다. 트리니티링(클래식)은 298만원에서 329만원으로 10.4% 뛰었다.
이번 인상은 약 3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까르띠에는 지난 2월에도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카테고리 제품의 가격을 약 6% 인상한 바 있다.
이외에도 명품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은 지난 4월25일 주얼리 및 워치 제품의 가격을 5~10%가량 인상했다.
이같은 주얼리 브랜드의 인상 행렬은 올들어 금값이 치솟은 영향도 작용했다.
실제 런던 금시장(LBMA)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올해 1월2일 트로이온스당 2646.3달러에서 지난달 30일 3277.55달러로 올해 들어 약 2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4월에는 현물 기준 온스당 35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명품 시계도 마찬가지 분위기다. 스위스 명품그룹 리치몬트(Richemont) 산하 명품시계 브랜드 IWC도 오는 9일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평균 7~8%가량 인상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번에 인상하게 될 경우 올들어 두 번째로 약 3개월 만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 하반기에도 신품 명품 가격이 계속 들썩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구매할 수 있는 중고 시장에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최대 규모 민트급 (Mint condition·신품에 준하는 중고 명품) 전문 캉카스백화점의 경우 최근 총 300억원대 물량의 롤렉스 명품시계를 공개하는 프리미엄 기획전을 여는 방식으로 특화하는 트렌드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명품 시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스위스 롤렉스의 서브마리너·데이토나·데이저스트 등 인기모델을 중심으로, 사용하지 않은 제품과 민트급 상태의 제품만 선별해 대거 전시·판매하면서 매머드급 유통 물량 만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과거 다수의 중고 명품점들이 소규모 점포로 운영됐던 것과 달리, 캉카스백화점의 경우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지하 2층, 지상 12층 국내 최대 규모로 100개 명품 매장을 갖춘 대형 쇼핑센터로 접근성과 편의성을 차별화로 내세워 인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내수 침체 속에서도 명품 시장은 ‘베블런 효과'(가격이 올라도 일부 계층에서 과시욕 등으로 수요가 줄지 않는 현상)로 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며 “이 여파로 중고 명품 시장도 커지고 있는데, 한 번에 같은 장소에서 직접 여러 상품을 비교하며 눈으로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오프라인 대형 쇼핑센터로의 쏠림 현상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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