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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처럼, 랑데부…연극 ‘랑데부'[객석에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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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접점이라곤 있을것 같지 않은 남녀가 만났다.

로켓 개발을 하는 과학자 태섭과 중국집 ‘영춘관’ 사장 지희. 태섭은 어릴 적 사고로 가족을 잃은 뒤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고, 지희는 평생 원망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혼란에 빠져있다.

지희가 만든 짜장면을 계기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너무도 다른 서로를 조금씩 알아간다. 그 시간 속에서 각자의 상처를 드러내고, 서로에게서 치유 받는다.

연극 ‘랑데부’는 태섭과 지희의 만남을 그린 작품이다.

‘랑데부(Rendez-vous)’는 프랑스어로 ‘특정한 시간과 장소를 정해 하는 만남’을 이른다.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이 우주공간에서 만나는 일’을 뜻하기도 한다.

각기 다른 아픔을 품고 자신의 우주 속에 머물던 두 사람이 마주하게 된다는 점에서, 말그대로 ‘랑데부’인 작품이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독특한 무대 구조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런웨이 같기도, 펜싱 경기장 같기도 한 직사각형의 긴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객석이 배치돼 있다.

무대 바닥에는 트레드밀 두 개가 놓여있다. 서로의 거리를 표현하는 장치다.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지던 두 남녀는 서로를 향해 다가가지만, 트레드밀 때문에 자꾸만 멀어진다. 아픔을 나눈다고 해서 상처가 사라지거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현실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래도 태섭과 지희는 계속해서 마음을 나눈다.

타인과의 접촉을 두려워하는 태섭을 돕고 싶은 지희는 함께 춤을 추길 제안한다.

겁을 내던 태섭은 어느덧 지희를 따라 움직인다. 지희가 이끄는 대로 몸을 움직이며 어느 순간 손목을, 손을, 몸을 맞대며 상대를 받아들이게 된다.

극의 말미, 태섭은 지희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함께 춤추기를 청한다.

그렇게 서로에게 기대며 함께 움직이는 그들을 통해 단순한 사랑이 아닌 상처와 치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공연장은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배우의 땀과 눈물, 침이 튀는 것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좁다. 때문에 배우가 쏟아내는 감정은 고스란히 객석에 전달된다.

극은 별다른 소품도 없이 오직 조명과 2명의 배우의 연기 만으로 100분을 꽉 채운다.

태섭 역은 박성웅과 박건형, 최민호가, 지희 역은 이수경, 범도하, 김하리가 연기한다.

박성웅-이수경, 박건형-범도하, 최민호-김하리가 고정 페어로 연기하며 다양한 나이대의 만남과 사랑을 다룬다. 같은 극이지만 페어 별로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영화 ‘신세계’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박성웅은 상처받은 어린 아이를 마음 속에 간직한 태섭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나는 과학자인데, 사람들이 자꾸 ‘신세계’ 백화점 얘기만 한다”와 같은 대사로 웃음을 유발하며 극에 또 다른 활력을 더한다.

‘랑데부’는 5월1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502_000316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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