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프랑스 최고급 문화예술훈장을 받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지난 19일(현지시간) 별세한 러시아 ‘발레 거장’ 유리 그리고로비치, 지난 19일 내한해 한국 독자들과 만난 일본 작가 다와다 요코를 선정했다.
◆조수미, 佛 최고급 문화예술훈장…정명훈 이후 두번 째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는 조수미가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코망되르'(Commandeur)를 받는다. 코망되르를 받은 한국인은 정명훈 지휘자(2011년)에 이어 두번째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은 21일(현지시간) 조수미가 오는 26일 프랑스 파리 오페라 코믹에서 열리는 수훈식에서 한국계인 플뢰르 펠르랭 전 문화 장관에게 훈장을 수여 받는다고 밝혔다.
프랑스 문화예술훈장은 등급 순으로 ‘코망되르’, ‘오피시에(Officier)’, ‘슈발리에(Chevalier)’으로 분류된다.
조수미는 1962년 서울 출생으로, 어릴 적부터 음악적 소질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1986년 트리에스테의 베르디 극장에서 처음 주연으로 데뷔했다. 이후 세계적 소프라노로 활동하며 1993년 이탈리아 황금 기러기상, 2008년 국제 푸치니상 등을 수상했다.
2019년에는 이탈리아 ‘오르디네 델라 스텔라 디 이탈리아’ 훈장을 받고, 2023년에는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준 공적을 인정받아 금관 문화훈장을 수훈한 바 있다.
조수미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동양인 최초 세계 7대 콩쿠르 석권 ▲동양인 최초 세계 5대 오페라 극장 프리마 돈나 활약 ▲동양인 최초 황금 기러기상 수상 ▲동양인 최초 그래미상 오페라 부문 최고 음반상 수상 등이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중부 루아르지방에 위치한 고성(古城) ‘샤토 드 라 페르테 엥보’에서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를 개최했는데, 이는 최초로 우리나라 성악가 이름을 건 국제 성악 콩쿠르다.
조수미는 안젤라 게오르규, 르네 플레밍과 함께 21세기 세계 3대 소프라노로 인정받고 있다.
◆러시아 ‘발레 전설’ 유리 그리고로비치 타계
러시아 볼쇼이극장(볼쇼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발레 거장’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98세.
그리고로비치는 볼쇼이를 세계 최고 발레단 반열로 올려 놓은 인물로, 20세기 최고의 안무가로 평가 받는다.
1927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리고로비치는 레닌그라드 발레학교를 졸업하고 1946년 키로프 아카데미 오페라 발레 극장(현 마린스키 극장) 발레단에 입단해 1961년까지 발레리노로 활약했다. 그는 작품 ‘석화’, ‘사랑의 전설’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1964년까지는 이 극장 안무가로 활동했다.
이후 1988년까지 수석안무가를 맡고 1995년까지 예술감독을 함께 맡았다. 그는 ‘호두까기 인형’, ‘이반 뇌제’, ‘스파르타쿠스’, ‘로미오와 줄리엣’,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작품을 연출하며 볼쇼이극장을 세계 정상의 자리로 올리며 러시아 발레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한편 1995년 무용수 계약 문제로 극장 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사임했을 때, 볼쇼이극장 200년 역사상 최초로 첫 무용수 파업이 일어났다. 이후 2008년 다시 돌아와 올해까지 안무가 겸 연출가로 활동했다.
우리나라와의 인연으로는 한국 국립발레단과 1990년대 후반부터 교류를 이어와 작품 ‘호두까기 인형’, ‘스파르타쿠스’, ‘백조의 호수’ 등 자신의 대표 안무작을 직접 전수하고 지도해 한국 발레 발전에 이바지했다.
한편 소식이 전해지자 그가 활동했던 마린스키 극장은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며 애도했다.
◆다와다 요코, 그녀가 두 언어로 집필하는 이유
일본 작가 다와다 요코가 지난 19일 내한했다. 요코는 교보문고가 개최한 ‘2025 세계작가와의 대화’ 행사를 참석해 한국 독자들과 만났다. 그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요코는 1960년 일본 도쿄 출생으로, 와세다대학교에서 러시아문학을 전공하다 1982년 독일로 이주했다. 이후 베를린에서 생활하며 독일어를 익히면서 새로운 언어를 매개로 세상을 다르게 보는 시야를 얻었다고 한다.
그는 1987년 일본어로 쓰였던 시를 독일어로 번역해 ‘네가 있는 곳에만 아무것도 없다’로 데뷔했다.
이후 대표작 ‘목욕탕’, ‘영혼 없는 작가’, ‘유럽이 시작되는 곳’ 등을 집필하며 주로 언어와 문화의 경계, 이방성, 정체성 등을 주제로 탐구해 작품에 담았다.
일본어와 독일어에 능한 요코는 두 언어로 작품을 집필해 ‘이중언어’ 작가라는 호칭을 얻으며 양국에서 모두 인정받고 있다. 일본에서 군조 신인 문학상, 이즈미교카문학상, 아쿠타가와상 등을, 독일에서 괴테 문학상, 샤미소상, 레싱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헌등사’는 2018년 전미도서상을 받으며 현재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요코는 한국 독자들과의 만남에서 일본어 대신 독일어 집필에 대해 “모어(母語)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무섭고 두렵지만 오히려 삶의 가능성이 넓어질 수 있고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작품 번역에 AI 활용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도 보였다. 그는 “불특정 다수의 번역 문장으로 학습한 AI가 제 작품을 번역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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