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뉴시스는 한 주 동안 문화예술계 이슈의 중심에 선 인물들을 선정해 소개한다.
이번 주에는 이재명 정부의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최휘영,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을 창설자 고(故) 안충석 신부, 번역가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안톤 허가 선정됐다.
◆ 최휘영 장관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 열 것”…지난달 31일 취임
이재명 정부 초대 문화수장인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취임했다.
최 장관은 언론인 출신으로 NHN 대표 등 온라인 포털 경영과 다수의 문화 관광 관련 벤처 회사를 운영해온 IT·관광 전문가다.
1964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성고와 서강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부터 연합뉴스와 YTN에서 기자로 있었다. 이후 2000년 야후코리아에 합류해 포털 뉴스 서비스 구축에 기여했다. 2002년 NHN으로 자리를 옮겨 네이버본부 기획실장 등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2016년에는 초개인화 여행 플랫폼인 트리플을 창업해 운영했다.
2022년 인터파크 대표이사로 선임돼 야놀자플랫폼과의 합병을 이끌었고, 지난해 합병기업인 놀유니버스의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최 장관은 이 대통령의 공약인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를 실현할 적임자로 꼽힌다.
최 장관은 취임 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문화가 곧 경제이고, 국제경쟁력”이라며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취임식에서는 ▲K-컬처 300조원 시대 개막 ▲예술인 복지 안정망 구축 및 문화예술 지원 체계 개선 ▲일상 속 문화 향유 환경 조성 ▲국민이 체감하는 체육정책 ▲3000만이 찾는 관광 대한민국 등 5대 목표를 제시했다.
최 장관은 특히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는데, “예술인들이 마음껏 자기의 창작 개성을 살려 무언가를 시도해 보고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뒤에서 받쳐주는, 맨 뒤에서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 고(故) 안충석 신부, 민주화운동·사회적 약자 보호 등 업적
지난달 27일 선종한 고(故) 안충석 신부(향년 86)가 지난달 29일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고인은 1939년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에서 태어나 1967년 가톨릭대 신학부를 졸업하고 1967년 서울대교구 소속으로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1972년까지 천주교 용산·종로본당 보좌신부를, 2010년까지는 천주교 동대문·이문동·금호동·아현동·사당동·고척동·일원동본당 주임신부를 역임했다.
특히 1974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창설 활동을 시작으로,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앞장섰다. 이에 1976년 명동성당 ‘3·1민주구국선언’과 1980년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해 시민사회와 연대해 민주화에 헌신했다. 또 노동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 보호 등에도 활동했다.
이 외에도 장준하특별법제정 시민행동 공동상임대표, 안중근평화연구원 원장,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공동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사회활동을 펼쳤다.
한편, 1976년 사건과 관련해 미사 주동죄로 기소되어 남산중앙정보부에서 심문을 당하거나 1980년 5·18 민주항쟁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다 서빙고 인근에 있던 국군보안사령부 소속 대공분실 끌려가 심한 고초를 겪었다.
정부는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모란장 추서를 결정했다고 수여 당시 발표했다. 용호성 문체부 1차관이 고인의 빈소를 찾아 훈장을 전달했다. 고인의 장례미사는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엄수됐다.
◆ 안톤 허 “번역은 소설가 되기 위한 발판”
번역가 안톤 허(44·본명 허정범)가 지난달 30일 첫 장편소설 ‘영원을 향하여’를 출간, 소설가로 데뷔했다.
허 작가는 지난 2023년 첫 에세이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를 내놓은 적 있지만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정보라의 ‘저주토끼’,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 이성복의 시집 ‘무한화서’ 등의 한국 문학을 번역해 국제 무대에 소개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해 그는 제13회 홍진기 창조인상 문화예술 부문을 수상했다.
2022년에는 정보라와 박상영의 작품이 동시에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에 동시 지명이 됐고, 정보라의 작품은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부커상과 인연이 있는 허 작가는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허 작가의 이번 소설은 영어로 집필돼, 현지에서는 ‘Toward Eternity’의 제목으로 출간됐다. 이번에는 역으로 정보라 작가가 번역을 도맡았다.
허 작가는 지난달 28일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나이가 한 자릿수였던 어린 시절부터 소설가가 꿈이었다”며 “번역은 소설가가 되기 위한 발판이었다”고 말했다.
당초 통역사로 활동했던 그는 2017년 문학 번역에 인연이 닿아 시작했다. 이유는 문학 번역을 하면 ‘영미권 출판사들과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 작가의 신작 소설은 핵전쟁 이후 폐허가 된 지구를 배경으로, 나노봇 치료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불멸의 존재가 된 인간에서 존재의 의미를 모색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이날 그는 오랜 시절 꿈꿔왔던 소설가로 데뷔했지만 번역가로서 활동을 이어 가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문학세계가 정말 풍요로워요. 젊은 작가가 많고 훌륭한 중년 작가의 실험정신이 투철합니다. 많은 사람이 한국소설을 사랑하고 비판하고 애정을 가져서 번역하고 싶은 작품이 무척 많습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소설 작업을 소홀히 하지 않을 방침이다. 허 작가는 오는 11월쯤 새 소설을 미국 출판사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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