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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김환기의 ‘뮤즈’ 김향안의 사랑과 예술…뮤지컬 ‘라흐 헤스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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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사람이 가고 남는 건 무엇일까.”

천재 시인 이상과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화백의 아내로 알려진 실존 인물 김향안을 다룬 뮤지컬 ‘라흐 헤스트’가 지난달 25일 서울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막을 올렸다. 2022년 초연, 이듬해 재연에 이어 2년 만에 찾아온 삼연이다.

김은영 연출가는 1일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초연은 200석 규모에서 시작해 재연 때는 크기를 조금 더 키웠고 이번엔 삼연으로 돌아왔다”며 “(이번 시즌에는) 더 집중했으면 하는 부분이나, 놓쳤던 부분을 더 신경을 썼다. 작품이 워낙 섬세하다 보니 더 섬세하게 작업하려 했다”고 소개했다.

작품은 위태로운 예술가와 열렬히 사랑하고, 쓰고, 그리는 삶을 지나 자신만의 예술을 향해 나아갔던 김향안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김향안의 인생을 두 가지 시간 축으로 나누어 이상 시인과 만나고 사별했던 ‘동림(변동림, 김향안의 본명)’의 삶을 순차적인 시간의 흐름으로 그리고, 김환기 화백과 여생을 함께한 ‘향안’의 삶은 시간의 역순으로 거슬러 가도록 대비했다.

제목은 그가 남긴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Les gens partent mais l’art reste)’라는 문구에서 가져왔다.

파리와 뉴욕을 오가며 예술가로 활동하는 ‘향안’ 역에는 이지숙, 최수진, 김려원이, 커피와 문학을 사랑하는 ‘동림’ 역은 김주연, 김이후, 홍지희가 분한다.

동림과 사랑에 빠지는 시인 ‘이상’ 역으로 변희상, 최재웅, 임진섭이, 독창적인 예술세계로 인정받는 화가 ‘환기’ 역으로 김종구, 윤석원, 박영수가 참여한다.

이번에 처음 ‘라흐 헤스트’에 합류한 김려원은 “재연 때 관객으로 작품을 보며 감동을 많이 받았다. 감사하게 제안을 주셔서 용기 있게 도전하게 됐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어 “향안의 시간이 역으로 흘러가는데, 동림이 겪었던 아픔과 생각이 떠오를 수 있도록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홍지희는 “극 구조상 점프가 많다. 장면에서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고 생략된 시간이 많은데, 그 시간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존 인물을 그린다는 점에서 배우들의 고민도 깊었다.

변희상은 “실존 인물의 인생을 표현한다는 게 조심스럽기도, 부담스럽기도 했다. 이전에 잘된 작품이라 압박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실존 인물이라도 그 분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시선에 따라 다 다르다. 나도 나의 시선으로 그 분의 삶을 표현해 보자는 결론을 지었고, 그렇게 표현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재웅도 “이상 선생님의 고독의 깊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지점이 많이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책을 많이 읽으면서 발자취를 찾고 느끼려고 했다. 생가도 다녀왔다”며 “느끼는 것들이 많았다. 내가 상상하는 이상 선생님의 모습을 믿고 연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작품에서 각각의 시간을 살던 ‘동림’과 ‘향안’은, ‘이상’이 죽음을 맞이한 뒤 마주하게 된다. ‘동림’과 ‘향안’은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아픔을 극복해 나간다.

김은영 연출가는 “이번 시즌에는 향안과 동림이 만나는 모습을 더 디테일하게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 부분을 집중해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연은 “동림 역을 하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일상생활에서 내가 나를 응원하는 순간이 별로 없다. 오히려 채찍질하거나, 걱정할 때가 더 많다. 무대에서 내가 나에게 위로를 받는 행복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이런 따뜻함이 담긴 공연을 보러 오시라고 ‘변동림으로서’ 추천하고 싶다”며 웃었다.

‘라흐 헤스트’는 6월15일까지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401_0003122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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