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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전시 추세…코리아나미술관도 ‘합성열병’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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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술계에도 AI 기술과 접목한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주요 미술관들은 현대 예술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AI를 탐구하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에서 지난 2월 개막한 ‘머신 러브: 비디오 게임, AI, 그리고 현대미술’는 AI를 포함한 디지털 환경 전반을 조망하며,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폭넓게 탐구해 주목됐다.

프랑스 파리 주드폼(Jeu de Paume) 국립미술관은 오는 4월 ‘AI에 따른 세계(The World According to AI)’를 개최한다. 지난 10년 간 현대 예술가들이 AI를 활용한 방식과 AI가 미술 실천 안에서 자리 잡아온 과정을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보는 전시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 속에서 국내에도 일상 깊숙이 스며든 생성형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하며 AI 예술 담론을 심화하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강남구 언주로 코리아나미술관이 19일 개막하는 국제 기획전 ‘합성열병’은 AI 기술이 예술과 창작의 개념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준다.

전시는 ‘AI는 정말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창작과 사회에 끼치는 복합적 영향과 숨겨진 문제들도 드러낸다.

국내외 9명의 참여 작가들은 인간의 주체성과 예술가로서의 정체성, 데이터 추출과 편향, AI 환각, 유령노동 등 다양한 주제를 사진, 회화, 미디어 설치 작품 약 30점을 통해 다층적으로 선보인다.

전시 제목 ‘합성열병’은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 저서 ‘아카이브 열병(Archive Fever)'(1995)에서 착안됐다. 데리다는 아카이브를 단순히 과거 보존의 공간이 아닌, 기억과 망각, 권력과 욕망이 뒤얽힌 역동적인 장(場)으로 보았다.


“단순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를 몇 초 만에 만들어내는 생성형 AI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의성’의 경계를 허물고, 창작의 개념 자체를 다시 정의하고 있다. 이제 챗GPT와 같은 AI 기반 생성 모델들은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누구나 손쉽게 고품질의 합성 이미지, 더 진짜 같은 가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생성형 AI는 마법처럼 순식간에 무언가를 만들어내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거나 외면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코리아나미술관_서지은 학예팀장은 “‘합성(synthetic)’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새롭게 재구성하는 AI의 생성 메커니즘을 드러내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 개념이고, ‘열병(fever)’은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초래하는 혼란과 불확실성 등을 은유한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해외 작가들의 주요 작품과 국내 작가들의 신작을 동시에 만나 볼 수 있다.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로렌스 렉(Lawrence Lek)이 인간과 AI의 미래 서사를 다룬 83분 길이의 국내 미발표 영상 ‘아이돌(AIDOL)'(2019)을 선보인다.

싱가포르 출신의 작가이자 연구자 호 루이 안(Ho Rui An)은 올해 2월까지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전시된 작품 ‘역사의 형상들과 지능의 토대'(2024)를 국내 최초로 전시, 생성형 AI가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이미지와 함께 탈식민주의 역사와 AI기술의 관계를 렉처 퍼포먼스 형식으로 탐구한다.

요나스 룬드(Jonas Lund)는 AI를 창작 도구로 활용하는 동시에, 그것이 인간 사회의 구조, 정체성,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프리야기타 디아(Priyageetha Dia)는 생성형 AI와 연결된 데이터 추출주의를 동남아시아 식민주의의 자원 착취 역사와 연결하는 비디오 설치작을 보여준다.

국내 작가 김현석은 인공지능과 공동 집필한 소설을 오디오 설치로, 양아치와 장진승은 각각 인공지능을 둘러싼 물리적 환경과 AI의 범용화가 인간의 주체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탐구한 신작을 발표한다.

정영호는 사진 매체를 활용해 AI 생성 이미지와 인간이 육안으로 경험하는 세계의 차이를 조명하며, 방소윤은 캔버스 위 회화를 통해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현실의 접점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김지훈 중앙대 영화미디어학센터 디렉터는 “’합성열병’에 출품된 작품들은 생성형 AI와 관련된 시급한 질문들을 창의성과 초지능에 대한 빅 테크 기업의 미디어 과대광고(hype)에 종속되지 않는 방식으로 사유 해 볼 수 있는 미적 경험을 제공한다”고 평했다.

코리아나미술관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AI 음성 오디오 가이드 및 키워드 맵을 제공한다. 오는 22일, 전시를 기획한 서지은 학예팀장의 스페셜 전시투어가 진행된다. 4월 12일 김지훈 중앙대 영화미디어학센터 디렉터의 강연, 4월 30일 큐레이터 토크가 예정되어 있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합성열병’전 참여작가(국내외 작가 9인)
김현석, 방소윤, 양아치, 장진승, 정영호, 로렌스 렉 Lawrence Lek, 요나스 룬드 Jonas Lund, 프리야기타 디아 Priyageetha Dia, 호 루이 안Ho Rui An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318_0003103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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