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가장 중요한 경제협력국…관세입장 설명하겠다” 10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대응하기 위해 워싱턴DC를 찾아 실무협상에 돌입했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17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며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은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경제 협력국”이라며 “상대국 얘기를 듣고 우리 입장이나 의견을 잘 설명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논의의 장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차관보의 미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연거푸 내놓았고, 또 내놓을 예정인 관세 정책에 활로를 모색하기 위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일괄 부과하고, 비관세장벽 등을 고려한 상호관세 부과 계획도 발표했다.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도 예고했다.

한국은 당장 그간 무관세를 적용받던 철강 쿼터가 사라졌다. 부가가치세를 겨냥한 상호관세 부과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며, 자동차와 반도체 관세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계엄 사태로 발생한 국가 리더십 공석으로 위기 관리가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 차관보는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의회 실무급 인사들을 만나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적극 설명하며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차관보는 철강 관세 등 면제를 요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미국 측과)협의가 예정돼 있으니 다 끝난 후 알려드리겠다”며 “협의를 앞두고 말씀드리기에는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이어 “일단 미국 쪽 얘기를 잘 듣고, 우리가 준비한 입장이나 의견을 잘 설명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정부가 만든 협상안을 미국 측에 제시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얘기를 잘 설명하고 입장을 잘 설득하는게 양자 논의의 기본”이라고 대답했다.

트럼프 행정부 일련의 관세 발표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조심스럽게 미국과 협의를 해나가야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정부는 부가가치세를 겨냥한 상호관세 부과 등을 사전에 예상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른 대응방안 역시 준비돼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차관보는 “1월20일 (대통령 각서인)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이 발표됐을 때 저희는 권한대행 주제로 매주 회의를 있다”며 “그래서 웬만한 이슈들은 다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참여하는 한미 장관급 협의도 조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 지명자는 조만간 의회 인준을 거쳐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차관보는 “저로서 협의가 끝날 일은 없고 계속해서 논의가 진행될 텐데, 그 논의가 잘 될 수 있도록 토대를 잘 만들겠다”며 “윗분들도 협의 기회가 조만간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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