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조기용 기자 = 뮤지컬 ‘렌트’가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2000년 국내 초연된 ‘렌트’는 이번 공연으로 십연을 맞이한다. 1996년 브로드웨이에서 세계 초연된 ‘렌트’는 내년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한국 외에도 전 세계 50개국, 25개의 언어로 공연됐고, 토니상 4개 부문, 퓰리처상 6개 부문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렌트’ 프레스콜에서 극 중 ‘미미’ 역을 맡은 배우 김수하(31)는 “시대를 초월해서 사랑을 받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작품이 팔연된 2020년 같은 역을 연기한 김수하는 당시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30년간 작품이 무대에 오르며 관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그 어떠한 작품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작품인 ‘렌트’는 미국 뉴욕 이스트 빌리지를 배경으로, 예술가들의 치열한 삶을 그려낸다. 극본, 작사, 작곡 등 작품의 전반을 맡은 조나단 라슨(1960~1996)의 자전적 뮤지컬이기도 하다. 예술과 가난한 삶 속에서 고통을 겪지만 연인, 친구들과 함께 성장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위로의 말을 보낸다.
20세기를 지나 오늘날에도 청춘들은 여전히 불안과 고민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작품은 그들의 모습을 극 중 인물에 투영해 대신 세상을 향해 외쳐주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김수하는 “(작품에는) 요즘 애들의 고민, 상처, 분노 등 정말 많은 것들이 삶에서 느껴지고, 그것들을 배우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이야기가 ‘렌트’에 담겨져있다”고 말했다.
또 “30년이 지나 렌트를 봐도 내가 하는 고민을 무대 위에서 캐릭터가 똑같이 하고 있어 그 캐릭터가 하는 고민에서 위로를 받고, 그 안에서 같이 고민해서 해답을 찾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는 작품에 참여했던 배우와 처음인 배우의 ‘신구(新舊)’ 호흡이 두드러진다. 이번 시즌 ‘로저’ 역에는 이해준·유현석·유태양이 트리플 캐스팅 됐는데 이들 모두 작품이 처음이다. ‘미미’ 역은 김수하와 솔지가 연기한다. 지난 시즌 로저를 연기한 장지후는 ‘콜린’을 연기하고, 황건하와 더블캐스팅이다.

이해준은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역할이어서 많은 부담을 갖고 있었는데 (함께 캐스팅된) 셋이 머리를 맞대면서 캐릭터를 고민하고, 역을 맡아본 장지후에게 팁을 물어봤다”고 말했다.
‘렌트’에 처음 도전한 솔지는 “미미는 거침 없고 사랑에 솔직한 인물인데 인간 허솔지는 그런 모습이 약해 내 안에 있는 미미를 꺼내는 게 어려웠다”면서도 “인물을 연기해 본 김수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 고마웠고, 즐겁게 연습했다”고 말했다.
‘엔젤’ 역에는 지난 시즌 연기한 조권과 황순종이 맡았다. 조권은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연기한 소감을 말했다. 황순종은 “작품이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해준다”고 했다.
‘모린’ 역은 지난 시즌 발탁된 김려원과 김수연이 연기한다. 이 외에도 ‘마크’ 역에 진태화·양희준이, ‘조앤’ 역에 정다희·이아름솔이, ‘베니’ 역에 구준모가 캐스팅됐다.
시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렌트’의 또 다른 매력은 음악이다. 록, R&B, 탱고,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가 녹여진 뮤지컬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공연은 오는 내년 2월 22일까지 코엑스 아티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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