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미중 갈등 속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인들이 일제히 중국을 찾은 데 대해 “기업인은 돈을 따라 움직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 속에서도 중국은 여전히 최대 시장이고 이를 놓치지 않는 것이 기업인들의 본능이라는 것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돈을 벌 수 있는 확률과 기회가 많이 있으면 기업인은 어디든 간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중국이든 미국이든 돈이 안 되는 비즈니스를 기업이 계속하진 않는다”며 “얼마전 중국에서 열린 개발포럼에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다 찾아간 것을 보라”고 말했다.
지난 23~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CDF)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글로벌 주요 기업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참석했고, 애플 팀 쿡, 아람코 아민 나세르, BMW 올리버 집세, 메르세데스-벤츠 올라 칼레니우스, 화이자 알버트 불라, 퀄컴 크리스티아누 아몬 등 글로벌 기업 대표들이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25~28일 열리는 ‘아시아의 다보스포럼’ 보아오아시아포럼에도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회장은 “시장이 되고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면 기업인들은 간다”며 “‘그곳에서 충분한 경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가 지금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수출액이 약 65억원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42조원 대비 54% 증가한 수치로, 61조원을 기록한 미국 수출액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이재용 회장은 이번 중국 출장에서 샤오미와 비야디(BYD) 등 전기차 기업들을 찾으며 전장(차량용 전기·전자 장비) 광폭 행보를 보였다. 최근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성장세가 뚜렷해지면서 수익성이 높은 전장 사업에서 협력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의 경우 지난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미국 테슬라의 2배를 넘었다.
샤오미는 지난해 전기차 SU7을 처음 출시해 14만대 가까운 판매 실적을 올렸다. 올해 전기차 출하 목표량을 35만대로 잡는 등 공격적인 행보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차량용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하만의 디지털 콕핏·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관련 솔루션·차량용 오디오 등에서 협력 확대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의 약진 속에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애플도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은 중국의 생성형 AI 딥시크의 창업자 량원펑의 모교인 저장대에 3000만 위안(약 60억원)을 기부하는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팀 쿡 CEO는 직접 저장대를 찾아 협력에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쿡 CEO는 “저장대와의 10년에 걸친 협력 관계를 심화시켜 차세대 개발자들에게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그들이 혁신적인 앱을 개발하면서 활기차게 사업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쿡 CEO는 이번 방중에서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런훙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 중국 정부 고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났다. 중국에서 7억2000만 위안(1456억원) 규모의 새 청정에너지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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