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찾아 인공지능(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 협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생산을 앞두고 핵심 공급망에 속한 두 회사가 준비에 분주한 모습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번 주 초 대만을 찾아 업체 TSMC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을 만났다. 출장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 등이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의 이번 출장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양산을 준비 중인 6세대 HBM ‘HBM4’의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공개돼 눈길을 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TSMC와 HBM4 개발 협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메모리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인 ‘루빈’에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
HBM4에는 최초로 파운드리 공정이 사용된다.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3E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HBM 패키지 내 최하단에 탑재되는 베이스 다이(Base Die)를 만들었으나, HBM4부터는 로직(Logic)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이다. TSMC의 초미세 공정을 적용하면 고객사가 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고, 성능과 전력 효율도 개선될 수 있다.
최 회장의 대만 출장이 공개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앞서 최 회장은 웨이저자 TSMC 이사회 의장(회장) 등과 만나 “인류에 도움 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고 제안하고 HBM 분야에서 양 사 간 협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6세대 HBM인 HBM4 12단 양산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차세대 HBM4E도 적기에 공급해 HBM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주도권을 앞세워 올해 1분기(1~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D램 업계 1위로 도약했다. HBM은 일반 D램보다 5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으로,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리는 TSMC 테크놀로지 심포지엄에도 참가한다. 이 행사는 TSMC가 매년 주요 파트너사들을 초청해 각 사의 신제품과 신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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