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오는 5일 부활절을 앞둔 가운데, 이스라엘 경찰이 성지주일(종려주일) 미사를 위해 성묘교회에 들어가려던 종교 지도자들을 막으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AP통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이 보도했다.
예루살렘 총대주교청 등에 따르면 29일(현지 시간) 오전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 추기경과 프란체스코 이엘포 신부는 성지주일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예루살렘 구시가지 성묘교회로 가려다가 이스라엘 경찰에 의해 저지됐다.
총대주교청 등은 성명을 통해 “전쟁 이후 부과된 모든 조치를 준수했다. 공공 모임은 취소됐고 미사 참석은 금지됐으며 전 세계 수억 명의 신자들이 부활절 기간 동안 축하 행사를 생중계로 보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명백히 불합리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수만 명이 모이는 전통적이고 공식적인 행렬 대신, 소수 종교 지도자들만 참석하는 비공개 미사를 위해 들어가려다가 저지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경찰은 전날(28일) 교회 당국에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미사를 열지 못한다고 통보했다는 입장으로, 논란 이후 피차발라 추기경과 만나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따른 결과”라며 “이란은 여러 차례 구시가지를 향해 발포해, 성묘교회·알 아크사 모스크·통곡의 벽 인근 지역을 공격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총대주교청 측은 중동 사태 이후 비공개 미사는 계속 열렸으며, 왜 이번 출입만 문제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성명을 통해 “부당한 월권 행위”였다며 “성지주일 개인 예배를 위한 추기경의 출입까지 막는 것은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예루살렘 성지의 지위를 침해하는 사례가 유감스럽게도 늘고 있다”고 전했으며, 이탈리아 정부는 이스라엘 당국에 공식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하고자 로마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했다.
논란이 커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소셜미디어(SNS) X(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다”며 안전상의 이유였다고 재차 해명했다.
그는 “부활절을 한 주 앞둔 이 시기가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성스러운 시기임을 고려해, 교회 지도자들이 수일 내 성지에서 예배드릴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통곡의 벽은 안전 문제로 대부분 폐쇄됐으나, 이스라엘 당국은 광장 인근의 특정 구역에서만 최대 50명까지 기도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예루살렘 구시가지 내 소규모 교회, 회당, 이슬람 사원 등도 이스라엘 군이 승인한 방공호에서 일정 거리 내에 위치하고, 모임 인원이 50명 미만일 경우에 한해 개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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