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이현정(34)씨는 요즘 ‘모바일 세탁 서비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 저녁 늦게까지 문을 여는 세탁소를 찾는 수고로움도, 무거운 세탁물을 들고 다니는 불편함도 없다. 자기 전 현관 앞에 빨래를 내놓으면 끝이라 세탁소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세탁 플랫폼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모바일 세탁 서비스를 시작한 ‘세탁특공대’의 올해 상반기 영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7% 증가했다. 의식주컴퍼니의 ‘런드리고’는 누적 회원 수가 지난달 기준 1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최근 10년간 세탁소가 1만개가량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세탁특공대에 의하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330억원으로 작년 한 해만 총 580만벌의 세탁물을 처리했다. 지난달 기준 세탁특공대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5만명에 달한다.
대용량 생활 세탁물을 수거해 세탁·건조·배송까지 해주는 ‘세특 빨래방’은 지난 6월 출시 후 누적 성장률 200%를 기록하고 있다. 매달 4900원으로 일반 세탁 15% 무제한 할인, 최대 3% 적립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는 멤버십인 ‘세특패스’의 경우 월별 재사용률이 80%가 넘는다.
세탁특공대는 ‘첨단 인프라 구축’과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성장 비결로 꼽았다. 현재 세탁특공대가 운영 중인 총 9917㎡(3000평)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 3곳에서는 최대 월 90만벌의 세탁물과 일일 수 배송 1만건을 처리할 수 있다. 실시간 데이터 기반 시스템으로 배송 정확도를 높였고 충청권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건설로 서비스 범위도 확장했다.
또 고객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약 130개 아이템을 다루고 있는데, 의류·신발을 포함해 유모차·펫 용품·캐리어 등 비 의류 품목까지 취급한다. 세탁특공대는 패밀리, 1인 가구, 반려 가구 등 더 많은 고객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프리미엄·기능성 서비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세탁특공대 관계자는 “앱 및 서비스 고도화로 사용자 맞춤형 경험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단순 세탁 대행을 넘어 의류 관리 전반을 책임지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전했다.
런드리고는 지난 2019년 정식 론칭 후 450만건의 주문을 처리하고 3000만벌을 세탁했다. 지난달 기준 런드리고의 MAU는 11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런드리고는 앱에서 신청 후 스마트 수거함 ‘런드렛’이나 ‘일회용 라이트백’에 세탁물을 담아 두는 방식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오후 10시까지 수거를 요청하면 다음 날 세탁 및 건조를 마친 세탁물을 전달하는 ‘한밤배송’도 운영 중이다.
특히 3년 전 완공된 ‘경기 군포 스마트 팩토리’는 런드리고의 자랑이다.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시간당 3000장 이상의 합포장과 하루 최대 세탁물 4만벌을 처리할 수 있다.
공장에 설치된 인공지능(AI) 기반 스타일스캐너가 세탁물을 자동으로 인식·분류하고 오염이 심한 경우, 전문 인력이 집중 케어를 진행한다. 지난해 9월 연구개발 및 운영 효율화를 위해 스마트 팩토리를 중심으로 약 1만1900㎡ 규모의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가 들어섰다.
런드리고는 고객 중심 정책을 계속해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니트 1벌 무료 세탁 쿠폰 등을 증정하는 ‘가을철 옷장 정리 캠페인’, 헌 옷 수거 서비스 이용 시 추가 포인트 지급 등을 실시한다.
런드리고 관계자는 “사업다각화로 비대면 모바일 세탁 시장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끌겠다”며 “앞으로 2~3년 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런드리 테크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비대면 세탁 플랫폼이 ‘세탁기 대용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등 동네 세탁소와 차별성 있는 장점이 있다”며 “물론 빨래를 직접 하면 돈이 덜 나가겠지만 추가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서비스를 구독한다는 건 본인의 시간 활용을 극대화하려는 현상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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