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과 불법이민 문제를 이유로 4일(현지 시간)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캐나다에 이어 멕시코도 보복 관세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발효한 25% 관세와 관련해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오는 9일 멕시코시티 센트럴 플라자에서 예정된 행사에서 구체적인 품목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국민과 국가에 영향을 미칠 이번 결정은 아무런 동기도, 이유도, 정당성도 없다”고 비판했다.
멕시코 정부와 마약 밀매업자들간 관계 때문에 마약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백악관 주장에 대해서는 “불쾌하고 명예훼손적이며 근거도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1톤 이상의 펜타닐 압수, 329개의 제조시설 해체, 미국이 요청한 마약 카르텔 인사 29명 송환 등 그동안의 성과를 일일이 나열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으로의 불법 마약 밀매를 막기 위해 협력하고 있지만, 미국 내 수많은 사망자를 초래한 마약성진통제 소비 위기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 정부도 책임을 져야한다”고도 했다.
다만 즉각 보복관세를 발표하지않고 닷새간의 시간을 남겨둔 것은 미국과의 협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날 “(미국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우리는 계획이 있다. 플랜 A, 플랜 B, 플랜 C, 플랜 D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일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차단 등을 위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협상을 위해 한달간 발효를 연장했으나, 성과가 신통치 않다고보고 이날부터 발효했다.
펜타닐 원산지로 지목한 중국에 대해서는 지난달 4일 10% 추가관세를 부과했고, 이날부터 10%를 더 추가했다.
멕시코와 달리 캐나다와 중국은 즉각 반응했다.
캐나다는 1550억 캐나다달러(1070억 달러) 규모 미국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날부터 첫 단계로 300억 캐나다달러(약 2억681만 달러) 규모 미국 상품에 먼저 관세를 매긴 후 21일 이내에 나머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은 오는 10일부터 일부 미국산 제품에 10~15%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나아가 미국 기업에 전략 물품 수출 통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공고를 통해 미국산 닭고기, 밀, 옥수수, 면화에 관한 관세를 15% 인상하고 , 수수, 대두, 돼지고기, 쇠고기, 수산물, 과일, 채소, 유제품 관세는 10% 높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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