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조기용 김민수 수습 기자 = 피아니스트 김송현(23)이 두 번째 앨범을 통해 자신 만의 음악 세계를 또렷하게 펼쳐 보인다.
2023년 윤이상 국제 음악 콩쿠르 3개 부문(준우승, 박성용 영재 특별상,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특별상) 수상, 2024년 뉴욕 리스트 국제 콩쿠르 우승, 2026년 음악저널 신인상을 받은 김송현은 ‘연주자 만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을 택했다.
“많이 알려진 작곡가의 작품을 통해 연주자의 보이스(목소리)를 내는 것이 정통 방법이지만 다른 방법, 저만의 기획을 통해 아티스트 본인의 목소리를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을 기획하게 됐죠. 제 개인적인 내면을 담았어요.”
2023년 첫 앨범 ‘포텐셜(Potential)’ 발매한 김송현이 3년 만에 두 번째 앨범 ‘타임스케이프(TIMESCAPE)’를 발매했다. 6일 서울 용산구 사운즈S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를 그는 기획 배경을 전했다.
앨범명 타임스케이프는 ‘타임'(time·시간)과 ‘스케이프'(scape·풍경)를 합성한 단어로, 직역하면 ‘시간의 풍경’을 뜻한다. 제목에 대해 김송현은 “음반에 담긴 음악들이 품고 있는 세계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이라고 했다.
총 12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열두 달을 담고 있다. 1월부터 12월까지 사계절의 흐름을 따라 각 달마다 어울리는 곡을 김송현이 직접 선택했다. 아울러 이번 앨범은 각각의 작품에 어울리는 글 12편과 사진들이 함께 실렸다.
“음악에서 느낀 감정, 음악이 (저에게) 보여준 풍경을 글 혹은 사진과 함께 담아내면 리스너(청취자)가 효과적으로 제가 느낀 바를 정확하게 전달받지 않을까 싶었죠.”
김송현은 12월에 실린 키스 자렛이 편곡한 S. 칸&N. 브로드스키의 ‘나의 사랑이 되어주오’를 듣고 앨범을 기획하게 됐다고 한다. 작품에 대해 “(자렛이) 긴 병환을 앓았던 시기 연주활동 쉬었는데, 그의 회복을 도운 아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홈레코딩을 해서 앨범에 수록한 곡”이라며 “곡을 듣고 이런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고 생각해 (앨범 작업) 처음부터 자렛을 중심에 두고 진행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1년을 곡으로 표현할 생각은 없었다. 5~7곡을 담은 미니앨범을 구상했지만 하고, 작업과정에서 담고 싶은 것이 많아져 12곡으로 확장했다.
“숫자 12는 우리에게 열두 달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잖아요. 하지만 인간만이 1월부터 12월까지 나눠서 각 달로 표현하는 거 같더라고요. 다른 모든 생명은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듯 조성(調聲)에 신경 써서 (음악이) 하나의 순환되는 구조가 되도록 신경 썼습니다.”

또 3월로 실린 아르보 패르트의 ‘아리누슈카의 쾌유를 위한 변주곡’에 대해서는 “a단조로 시작해서 3개의 변주곡이 연출된 다음 그 뒤에 4개의 변주곡이 있는데, 마치 얼어있던 세상이 점차 해동하는 봄으로 건너가는 심상을 잘 담고있다 생각해 2월과 4월 사이인 3월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녹음은 지난해 8월 16~17일 양일간 진행했고, 9월부터 11월까지 세 달간 집필 작업에 몰두했다. 처음 계획은 연주자의 관점에서 곡에 관해 설명하려고 했다. 그는 “어떤 시점에 이 곡을 만나서 연주했고, 곡마다의 에피소드를 적을까 했지만 음악가의 관점이 너무 들어가면 (청취자가) 음악 자체를 즐기기엔 방해 요소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신 곡을 통해 떠올리는 그의 주관적인 감정을 써 내려갔다.
“건반을 쓸어 만지며 상상한 적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에 대해, 그 나무가 홀로 서있을 어느 희고 척박한 땅에 대해, 나의 마음속에 뿌리내린 그 나무가 어째서 군락이 아닌 단 한 그루의 형상으로 존재하는지, 왜 여름이 아닌 겨울에 속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1월, 장 시벨리우스의 ‘가문비나무’ 글 중)
김송현은 1월의 경우 “핀란드 사람인 시벨리우스를 통해 북유럽의 설산(雪山)을 상상하며 글을 썼다”며 집필배경을 공유했다. 그가 쓴 글들은 작가 목정원, 임경선, 이훤이 검토하고,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초등학교 1·2학년 담임선생님이 모두 시인이었던 영향을 받아 원래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단다. 그는 “글을 읽고 쓰는 것은 음악만큼이나 나의 일부라고 느낀다”고 전했다.

끝으로는 “제가 가진 것을 저만 갖지 않고 나눌 때 기쁨이 커지는 사람”이라며 연주자로 활동하면서 교육자에도 도전하고 싶은 목표를 드러냈다. 그의 스승이자 현재 뉴잉글랜드 음악원(NEC) 피아노학과 공동 학과장인 피아니스트 백혜선처럼 되고 싶단다.
“선생님도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현역 연주자로 기억되길 바라면서도 늘 학생들에게 레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도 훗날 선생님을 닮아서 그편에 서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예술 분야에도 관심이 있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클래식 음악가인 면을 단단하게 가져가면서 문학이나 무용, 미술, 영화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송현은 오는 3월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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