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베트벤을 연주하고 있으면 어머니가 방에서 뛰어나오셔서 작곡가가 누구인지 물어보시곤 했어요.”
피아니스트 최희연(56)은 3일 서울 강남 풍월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토벤 음악을 오래 전부터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희연은 지난달 28일 10년에 걸친 베토벤 소나타 전곡 레코딩을 완성, Testament(증언, 유산)’이라는 부제의 앨범을 냈다. 지난 2015년 첫 녹음을 시작한 후 10년이 걸렸다.
오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는 동명의 리사이틀도 예정돼 있다. 공연에서는 베토벤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과 30번, 31번, 32번 소나타를 연주할 예정이다.
최희연은 “어머니가 특별히 베토벤을 좋아했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고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그 때 베토벤 음악이 어머니에게 힘과 용기를 줬다”고 회고했다.
이어 “베토벤은 투지가 있고, 무엇인가 뚫고 나가는 힘이 있다. 어릴 때는 뭔지 모르고 좋아했다. 음악이 시원했고, 나를 이끌고 가는게 있었다”고 했다.
최희연을 자타공인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각인시킨 것은 지난 2002년 금호문화재단에서 4년에 걸쳐 이뤄진 첫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시리즈다.
당시 전석 매진 기록과 함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올해의 예술상’에도 뽑혔다. 1999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돼 수많은 후학을 길렀고, 지난 2023년부터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피바디 음악원 교수로 활동 중이다.
최희연은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녹음한 이유에 대해 “베토벤 음악의 특징은 항상 문제로 시작한다. 1악장을 보면, 꼭 문제가 있다”며 “그러다 이를 해결해가는 과정이 너무 후련하고 천재적이며 카타르시스를 준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신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 되고 있는 사회를 언급하며, 베토벤 음악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희연은 “미국, 유럽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며 “베토벤이 소나타를 발전시키면서 가는 방향은 ‘통일’, 서로 ‘화합’하는 메시지다. 지금 어느 시대보다 이 음악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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