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서울로 입성한 이케아가 경쟁사들과 한 지붕 아래에서 제대로 붙었다. 이케아는 그간 쌓은 노하우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주무기로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는 각오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케아는 오는 17일 강동구 고덕동에 서울 첫 매장이 될 강동점을 오픈한다.
다른 이케아 매장들과 강동점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그간 고수하던 ‘블루박스’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강동점이 자리할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는 고덕비즈밸리 상업·업무·문화 복합 시설로 대형마트, 영화관, 식음료 매장 등이 입점했다.
그 중에는 이마트와 니토리도 있다. 이마트는 지하 1층, 니토리는 지상 3층에 둥지를 튼다. 이케아는 두 브랜드 사이인 지상 1~2층을 쓴다.
이마트는 국내 유통업계 전통의 강자다. 각종 소품과 가구, 먹거리를 취급한다는 점에서 이케아와 닮았다.
가구 전문점으로 시작한 ‘일본판 이케아’ 니토리는 일상용품과 잡화까지 취급하고 있다. 2023년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현재 총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간 단독 대형 매장 형태로 자신들만의 고객들과 만나던 이케아가 경쟁사들과 직접 마주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1일 강동점 오픈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이사벨 푸치 이케아 코리아 대표는 “경쟁사나 동종업계가 있을 때 우리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반겼다.
자신감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그중 하나는 지난 10여년 간 쌓은 노하우다.
2014년 광명점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케아는 고양, 기흥, 동부산에 연거푸 매장을 열며 몸집을 키웠다.
수천 가구를 직접 찾아다니며 한국인들에게 어떤 점이 필요한지 눈으로 확인했고, 라이프 앳홈 보고서로 다양한 정보들을 축적했다.
이사벨 푸치 대표는 “제품의 소재 구매부터 디자인까지 다하고 있기에 한국인 라이프스타일 맞는 제품을 디자인 단계부터 고민할 수 있었다”면서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든지 이케아에 오면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취향의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대한 제품 종류 역시 이케아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주된 이유다.
현재 이케아가 판매하는 상품수는 9000여개에 달한다. 이중 강동점에는 7400여개가 쇼룸 등을 통해 전시되고, 3700여개는 즉시 구매할 수 있다.
“니토리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이사벨 푸치 대표는 “9000여개의 제품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브랜드가 몇 개나 될지 모르겠다”는 말로 자부심을 표현했다.
니토리와의 가격 경쟁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이케아는 지난해 약 180억원을 들여 1200여개 제품을 평균 15% 인하했다. 지난 2월에는 2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170여개 제품의 가격을 낮췄다.
강동점에는 첫 서울 도전의 성공을 도울 50석 규모의 스웨디시 카페와 600석을 갖춘 스웨디시 레스토랑도 자리한다.
향후 이케아는 강동점 성패를 떠나 한국 시장 외연 확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기흥점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도입에 170억원을 쓴 이케아는 2026년(회계연도 기준) 광명과 고양점에도 300억원을 투입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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