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지금은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것 같아 올해 다시 왔어요.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해제되는 것 맞나요?”
그간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한층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콘텐츠 기업들도 중국 시장 진출을 다시금 모색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비즈니스센터가 2∼4일 중국 베이징 그랜드밀레니엄베이징에서 진행하는 ‘2025 코리아콘텐츠위크’ 행사 첫 날인 2일 열린 ‘치코포럼(CHI-KO포럼)’에서는 중국 진출을 시도하는 국내 기업 25개사가 현지 기업 등을 대상으로 자사 콘텐츠를 소개했다.
참가 기업에는 애니메이션과 만화, 캐릭터, 게임, 방송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포함됐다. 25개 기업의 절반 가량은 이전 행사에 이어 또 다시 올해 행사에 참여했다. 망고TV, 텐센트 등 현지 기업들도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현장에 왔다.
국산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로 유명한 아툰즈(Atoonz)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행사에 참가해 중국 진출 의지를 내비쳤다. 아툰즈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활발하게 진출해왔지만 중국 시장은 아직 제대로 뚫지 못했다.
지난해 코리아콘텐츠위크에서도 현지 진출 의지를 내비쳤지만 한한령이 유지되는 현지 분위기 속에서 제대로 물꼬를 틀 계기를 찾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올해는 한층 달라진 양국 분위기 속에 자사 콘텐츠를 소개하면서 진출 의지를 내비쳤다.
이진희 아툰즈 대표는 “다음달 베트남에서 4번째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아직 중국에는 정식으로 진출하지 못했다”며 “한국 가족을 다룬 내용인만큼 한국 정서와 색채가 강한 작품이다보니 중국의 한한령이나 판호 문제 등으로 아직 진출 못하고 있지만 공동제작이나 조인트벤처(JV) 등을 통해 중국과 협력을 모색하고자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와 블랙핑크 등 아이돌 그룹들을 소재로 게임 콘텐츠를 개발해 운영 중인 테이크원컴퍼니도 중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처음 행사에 참여했지만 이를 계기로 추후 중국에서 팝업스토어를 개설하는 등 현지에 자사 콘텐츠를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정민채 테이크원컴퍼니 대표는 “중국에서는 아쉽게도 판호 문제로 서비스하지 못하고 있지만 글로벌에서 가장 성공한 아이돌 게임”이라며 “중국에서 공동제작과 투자,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 협력 개발 등의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 밖에도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애니메이션학회장인 김영재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와 리쟈산 중국 국가문화발전국제전략연구원 상무부원장이 각각 ‘콘텐츠 IP 비즈니스 협력 모델 모색’과 ‘디지털 시대 한·중 문화사업 협력의 새로운 비전’을 주제로 강연했다.
또 ‘한·중 콘텐츠 교류의 밤’을 통해 참가 기업들이 교류하는 시간과 함께 케이팝(K-Pop) 커버댄스 등을 선보이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번 행사를 통해 3일 참가 기업들의 비즈니스 상담회와 4일 전문가 컨설팅 등이 이어진다. 또 오는 9월 청두, 11월 상하이 등에서도 각각 같은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기헌 콘진원 북경비즈니스센터장은 이날 한·중 콘텐츠 교류의 밤 행사에서 “코리아콘텐츠위크는 한·중 양국이 콘텐츠를 통해 더 깊은 상호 이해와 미래 협력을 만들어나가자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그간의 소중한 교류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 콘텐츠 기업의 협력 기회를 확대하고 새로운 협력 프로젝트의 물꼬를 트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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