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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번엔 외식업계…정부 “인상 자제” 엄포에도 “더 못 버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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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변해정 김민성 기자 = “이 악물고 버티고 있어요. 더는 못해요.”

“배달앱이 수수료 떼가면 남는 게 없다.”

“코로나19 때보다 더 어렵다. 민감하다.”

정부의 이번 타깃은 외식업계였다.

지난 11일 식품업체에 이어 2주 만에 외식업체 대표 및 임원들을 불러 모아 재차 가격 인상 단속에 나섰다. 경영 비용 상승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외식값 인상이 과도하다는 판단에서다.

경기 침체로 애로가 크다던 외식업계는 자구 노력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하나 셈법이 복잡해 보인다.

정부에 주요 원자재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과 배달앱 수수료 부담 완화를 건의한 대목이 이를 방증한다. 외식업체의 경영부담 완화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한 동참하기 어렵다는 게 진짜 속내인 것이다.

25일 간담회는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주재하고 BBQ, BHC, 교촌치킨, SPC 삼립,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메가커피, 신세계푸드, 맘스터치, 버거킹, 본죽, 피자알볼로, 얌샘, 청년다방, 놀부부대찌개, 동대문엽기떡볶이, 신전떡볶이가 참석했다. 한국외식산업협회와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외식 관련 단체도 함께 했다.

농식품부 차관이 외식업체들 한 자리로 호출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당시 한훈 전 차관이 주재한 회의여서 박 차관 주재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미령 장관이 지난 11일 식품업체들과 간담회를 가진 직후로는 14일 만의 일이다.

박 차관은 간담회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자신의 단골 가게인 황태국집이 가격을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인상한 사실을 전하면서 “저는 1000원이 올라도 충분히 먹겠지만 소비자는 ‘외식물가 10% 이상 급등’ 내지는 ‘내 월급 빼고 다 올라’라는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정부도 이런 부분에 걱정이 많은 것”이라고 말문을 뗐다.

이어 “최근 정치·경제적으로 워낙 불확실하다 보니 소비 심리가 떨어져 외식 소비를 줄이고 그러다 보니 수익률이 더 떨어져 가격을 또 올리고 소비는 덜 들어오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면서 “이런 식의 불황의 늪에 빠지지 않고 업계와 소비자가 ‘윈윈'(win-win)한다면 좋지 않겠냐”며 사실상의 인하를 압박했다.

과거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외식업체들은 정부 입김에 철회·번복하는 해프닝을 벌인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와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업계는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 3고(高) 현상으로 원·부재료 부담이 상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크고 긴급 할당관세도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또 배달 플랫폼 업계의 횡포마저 심각하다고 호소한다. 상생협의체를 통해 얻어낸 결론이 업계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격 인상의 철회보다는 인상 시기와 폭을 조정하는 형태로 정부의 요청에 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제반 비용 상승 부담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면서 “정부의 요청도 있고해서 당분간은 자구 노력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눌러보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 얘기를 허투루 넘길 수 없기에 어느 정도는 같이 노력해나갈 의향이 있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향성이 없지만 다같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분위기는 형성됐다”고 귀뜸했다.

박 차관은 간담회 종료 후 기자와 만나 “오늘 모인 자리가 가격 인하나 인상 자제를 약속받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강제로 어떻게 하자는 요청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간담회는 이날 오후 4시 시작돼 1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예정보다 25분을 넘긴 오후 5시25분께 종료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kms@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224_0003076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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