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쏟아지는 인기영상 모아보기 🔥

[현장]12년 만에 불 켜진 대학로 유일 대극장 ‘NOL 씨어터 대학로’ 가보니 3

AD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공연장.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공연 준비에 앞서 앞서 음향과 조명 등 막바지 기술 점검이 한창이다. 대학로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높은 사양의 음향 스펙과 규모를 갖춰 예술의전당, 블루스퀘어 등 국내 초대형 공연장과도 못지 않은 생동감 넘치는 소리로 가득했다.

좌석도 편했다. 키 185㎝에 몸무게 85㎏로 상대적으로 몸집이 큰 기자도 다른 관객이 지나다니는데 충분히 일어서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을 만큼 앞뒤 간격이 넓게(93~97㎝) 설계됐다. 옆 좌석과의 간격도 다른 관람객과 몸을 부딪히지 않을 정도로 관람하기 최적화된 환경이었다. 등받이도 높아 뒷좌석 관객의 발에 머리가 닿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한 덕분에 충분히 머리 뒤 쿠션이 닿아 안락함을 더했다.

‘대학로 뮤지컬센터’로 불리던 이 공연장은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흉물에 가까웠다. 2013년 대학로 유일 1000석 규모 대극장으로 주목받았으나 당시 건물주와 건설사 간 공사대금 미납 문제로 10여년간 유치권 행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2013년 초 뮤지컬 ‘그날들’ 초연 이후 오랜 시간 불이 꺼진 채 방치돼 왔다.

지난해 경매를 통해 새 건물주가 들어섰고 법적 문제도 해결됐다. 그리고 놀유니버스가 건물 운영권을 확보하며 이 공연장을 탈바꿈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된 대학로 극장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창작 연극 활성화를 이끄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치권 분쟁 휩싸이던 대학로 유일 대극장, NOL 씨어터로 재탄생

놀유니버스는 오는 30일 ‘NOL 씨어터 대학로’를 정식 개관한다.

NOL 씨어터가 5번째로 운영하는 이 공연장은 935석의 대극장(우리카드홀)과 490석의 중극장(우리투자증권홀)을 갖췄다. 대학로에서 객석 10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갖춘 건 NOL 씨어터 대학로가 유일하다.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30일부터 대극장에서 공연하며, 연극 ‘비밀통로’가 다음 달 13일부터 중극장에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백새미 놀유니버스 엔터사업그룹장(NOL 씨어터 대표)은 두 작품을 NOL 씨어터 대학로 첫 공연작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대중성과 스케일감을 갖춘 작품(‘은밀하게 위대하게’)과 대학로 연극의 본질인 서사와 밀도를 보여주는 작품(‘비밀통로’)을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공연 제작사인 주다컬처의 이규린 대표는 “2016년 소극장에서 시작해 중극장을 거쳐 대극장까지 10년간 꾸준히 확장해 온 작품”이라며 “대극장 개관작으로 선택된 만큼 그 명성에 부족함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

놀유니버스는 이후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국내 초연과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등 대학로 기반의 창작물과 화제작들을 이곳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백 그룹장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작품, 완성도와 밀도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대극장의 새로운 쓰임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불편하면 다신 안 온다”…편의에 집중한 NOL 대학로 극장

한편 놀유니버스의 새 극장이 대학로 극장가에서 창작자와 관객이 상생하는 모델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학로는 다양한 창작 연극이 탄생한 한국 공연계 메카로 꼽힌다. 지난해 ‘공연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6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도 2016년 대학로 소극장에서 싹텄다.

이처럼 한국 공연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학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침체기를 겪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중화 등 콘텐츠 소비 행태 변화도 겹치며 관객 수가 줄었다. 이에 높은 임대료를 버티지 못한 많은 소극장이 문을 닫았다.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수상 이후 대학로 극장가도 다시 활기를 보일 전망인 가운데 놀유니버스는 단순 대관을 넘어 제작, 유통, 마케팅을 통합 운영하는 ‘공연 전 주기 모델’을 제시했다. 국내 최대 여행·여가 플랫폼의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관객 유입 전략과 대규모 연습실을 활용해 작품 개발부터 대극장 공연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지원한다는 뜻이다.

또 놀유니버스는 시설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관객 편의를 극대화했다. 기존 대학로 극장들이 시설 노후화와 복잡한 동선으로 현대 관객의 기대 수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차수정 놀유니버스 베뉴비즈니스 본부장은 “수익을 위해 객석 수를 늘리기보다 시야 확보를 위해 과감히 좌석을 줄이고 단차를 조정했다”며 “여성 관객들을 배려해 화장실 수를 대폭 늘리고 물품 보관함 등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관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2층 좌석의 경우 공연이 시작되면 시야를 가리는 난간이 자동으로 내려가도록 설계해 관람 방해 요소를 완전히 제거했다.

창작자를 위한 배려도 돋보였다. 중극장 무대 백스테이지를 가보니 쾌적한 분장실뿐만 아니라, 화장실 2곳, 샤워실 2곳을 갖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도 있었는데 이러한 편의시설을 갖춘 건 대학로 극장가에서 보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백 그룹장은 “지난 10여년간 대학로의 침체를 상징하는 공간이었던 NOL 씨어터 대학로를 놀유니버스가 다시 개관하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이 공연장이 대학로 공연 문화의 새로운 상징이자 플랫폼과 공연예술인들의 상생을 상징하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127_0003491937

AD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