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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재 학예연구사 “조선통신사선 재현위해 10년간 마음속 파도와 싸워” [문화人터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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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조선통신사선 뱃길 재현은 내 마음 속 일렁이는 파도와 같습니다.”

일본 오사카 항구로 가는 조선통신사선에서 홍순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조선통신사선 정사기선을 연구하고 복원하고 뱃길을 재현해 낸 지난 10년 간의 여정을 마친 소감을 이같이 표현했다.

연구소는 한일 문화 교류의 교통수단인 조선통신사선의 구조와 선형을 밝혀 우리나라 연안 해역에서 출수된 수중 발굴 고선박 실물 복원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2015년부터 ‘조선통신사선 학술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홍 학예연구사는 재현단 구성 때부터 참여해 10년 간의 복원 과정은 물론 251년 만에 오사카까지 도달하는 임무를 완수해낸 일등 공신이다.

홍 학예연구사는 조선통신사선 일본 오사카 뱃길 재현 과정을 파도 치는 항해에 비유한 데 대해 “정말 좋은 날이 있고 어떨 때는 아주 굳은 날이 있는데, 이 바다라는 것은 아주 좋은 날도 간혹 가다가 역풍이 불면 파도가 뒤집어지기도 한다”며 “조선통신사선이 지금 오사카까지 가기 위해 추진해 왔던 그 모든 과정은 아픔을 주기도 하고 기쁨을 주기도 했던 마음 속에 파도와 같다”고 돌아봤다.

조선통신사 복원 과정도 쉽지 않았다. 문헌 분석, 기초 및 실시설계, 조선공학적 분석, 모형제작 실험, 900그루 선재 확보, 제작 등 쉬운 것이라곤 없었다.

홍 연구사는 “조선통신사선은 도면만 28번 수정을 통해 탄생했다”며 “특히 곡목의 선재와 반듯한 멍에 선재, 23m달하는 크기의 돛대 선재를 구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그 뿐이 아니었다. 위안부 문제 등 오랜 한일관계를 좌우하는 요소들과 코로나19 등 각종 정치 사회적 문제도 조선통신사 재현을 더디게했다.

홍 학예연구사는 “오사카에 입항하기 위해 약 2만㎞ 넘게 이 배를 운항하고 항해술을 터득했지만 한일 역사 속 뱃길 재현을 하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었고 아픔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2023년 일본 쓰시마에서 212년 만에 대한해협과 쓰시마 해협 뱃길 재현 당시 조선통신사선이 쓰시마 이즈하라항 축제에 참여했을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행사를 끝내고 부산으로 귀국하던 항해 중에 대한해협에서 8m 높이의 파도를 일으키면서 올라오는 카누 태풍을 만났다”며 “그때는 ‘나 죽었구나’ 했던 생각이 난다. 11시간 45분 만의 사투 끝에 살아 돌아왔던 것이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간다”고 회상했다.

조선통신사는 이런 파고를 넘어 261년 만에 드디어 오사카항에 닻을 내렸다.

홍 학예연구사는 “역사의 무게만큼 무거웠던 어깨가 이제는 편안해지는 느낌”이라며 “기항지마다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일본 현지 주민들의 모습에 마음속 아픔의 파도가 잔잔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10년을 기다려 드디어 제 연구와 꿈이 현실로 이루어졌다”며 “조선통신사선으로 많은 인연을 맺었는데, 이번 항해는 그들의 노력과 협조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여정에 참여해준 강원춘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학예연구사, 김효정 부산문화재단 문화유산팀 과장, 김성원 조선통신사선 선장은 물론 현지 전문가인 카타가와 키요노부(片川清伸·76)와 하라 코지(原康司·52) 세토내해전통항해협회장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2018년 조선통신사선 복원 소식을 듣고 직접 한국에 있는 홍 학예연구사를 찾아왔던 하라 코지 협회장에게 특별히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하라 코지 협회장은 홍 학예연구사와의 만남을 잊지 않고 이번 오사카 뱃길 재현에 현지 안내자로 힘을 보탰다.

10년 만에 뱃길 재현 임무 완수는 올해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는 해라 더 의미가 깊다. 홍 학예연구사는 “조선통신사선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현재의 기술의 발전 그리고 미래의 한일 양국 간 협력에 하나의 매개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그리고 이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평화의 랜드마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홍 학예연구사는 약 2주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면 조선통신사선이 더 다양한 역할을 해내길 바란다.

“조선통신사선은 앞으로 선상박물관 문화기행과 독도 방문, 장보고 역시탕방 등 프로그램으로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512_000317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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