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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발레 별 수놓은 황홀한 여름밤…’파리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객석에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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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세계 최정상 발레단의 최고 무용수들이 선보인 여름밤 갈라 무대는 역시나 압도적이었다. ‘파리 오페라 발레’의 동양인 최초 에투알(별·수석무용수) 박세은을 포함해 에투알 10명이 선보인 완벽한 갈라에 관객들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지난 달 30일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 막이 오르자 하늘색 의상을 입은 남자 무용수가 등장했다.

곧이어 이 남성은 붉은 색 의상을 입은 남성과 함께 섬세한 몸짓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란 제목의 이 작품은 구스타프 말러의 연가곡을 바탕으로 모리스 베자르가 1971년에 안무한 남성 2인무다. 말러가 실연을 겪은 후 가사를 썼으며, 사랑하던 연인이 결혼하는 것을 본 젊은이가 황야로 방랑하는 심정을 담았다.

두 남성의 파드되(2인무)는 부드럽고 우아했으며, 서정적인 포르드브라(port de bras·팔의 움직임)를 보여줬다. 남성 무용수들의 몸짓이라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매끄러운 점프와 균형잡힌 회전도 인상적이었다.

2023년 한국 공연 도중 에투알에 지명된 기욤 디오프(25)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3막 오로라-데지레 그랑파드되(2인무)에서 또다른 에투알 한나 오닐과 호흡을 맞췄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마리우스 프티파의 3대 발레로, 고전 발레의 정수로 꼽힌다. 파리 오페라 발레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루돌프 누레예프가 1989년 재안무했다. 3막 ‘오로라와 데지레’ 그랑파드되에서는 결혼식 주인공인 왕자와 공주가 서로에게 예의를 갖추고 남성이 여성을 에스코트하며 춤추는 장면이 나온다.

기욤 디오프는 180㎝를 훌쩍 넘는 큰 키와 탄탄한 체격에도 깃털처럼 가뿐하고 날렵한 몸짓을 선보였다.

파드되를 추다가 한나 오닐을 들어올리거나, 솔로 바리아시옹(개인기를 뽐내는 독무 파트)에서 피루엣(회전)과 점프를 수 차례 할 때에도 그는 부드럽고 가벼운 몸놀림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가장 인상적인 무대는 ‘인더 나이트(In the night)’였다.

제롬 로빈스(1918-1998)가 쇼팽의 ‘녹턴’에 맞춰 안무한 작품으로, 제롬 로빈스 재단이 더 이상 갈라 공연을 허락하지 않아 파리 오페라 발레가 선보이는 마지막 갈라다.

사랑을 막 시작한 풋풋한 연인부터 안정적인 부부와 같은 커플, 위태로운 관계의 연인까지 파티에 모인 남녀의 내밀한 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쇼팽의 잔잔하고 고요한 피아노 선율에 맞춰 박세은(36)은 첫 번째 연인으로 등장했다. 그는 남성 무용수와 함께 음악과 혼연일체가 됐다.

’21세기 파리 오페라 발레의 상징’으로 불리는 마티외 가니오(41)는 두 번째 커플로 나와 춤추며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세 커플 남녀의 춤은 마치 화폭에 다채로운 색깔을 칠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이밖에 ‘세 개의 전주곡’, ‘소나타’, ‘콘체르토’ 파드되, ‘소나티네’, ‘에스메랄다’ 파드되 작품도 무대에 올랐다. 10명의 에투알들은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우아하고 부드러운 움직임과 가뿐한 몸놀림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대미를 장식한 작품은 박세은과 기욤 디오프가 출연한 ‘호두까기 인형’ 2막 그랑파드되다. 루돌프 누레예프는 1967년 스웨덴 왕립 발레를 위해 ‘호두까기 인형’을 처음 안무했고, 1985년 파리 오페라 발레에서 최종 버전을 완성했다. 2막 과자 왕국에서 펼쳐지는 왕자와 설탕 요정의 파드되는 화려한 금색 의상을 입은 남녀 무용수가 위엄있게 춤춘다.

기욤 디오프는 솔로 바리아시옹(개인기를 뽐내는 독무 파트)에서 깨끗하고 완벽한 회전 기술을 선보였다. 피루엣(회전)과 점프를 수 차례 하면서도 그는 전혀 흐트러짐이 없었다.

박세은도 인상적인 솔로 바리아시옹을 선보이며 객석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는 지난 달 30일 시작, 1일 막을 내렸다. 7월 30·31일에는 A 프로그램, 1일엔 B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공연 프로그램은 박세은이 직접 구성하고 캐스팅까지 총괄했으며 조지 발란신, 제롬 로빈스, 루돌프 누레예프 등 발레 거장들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무대에 올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dazzling@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801_0003276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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